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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안 총리, 꽃길만 걷기엔 정계 눈치작전 분주…본인은?

  • 2017-02-01 16:58|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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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총리 행보에 정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헤럴드경제 법이슈=박진희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한지 3주 만에 대선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가운데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행보에 정치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회견에서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 뉴스로 인해서 정치교체 명분은 실종되면서 오히려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은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당은 “개인에 대한 연민의 정은 있지만, 국가를 위한 큰 틀에서 볼 때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의외이지만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 반기문 전 총장 대선불출마 선언, 황교안 총리에 이목집중

반 전 총장의 대선불출마 선언 이후 새누리당 내부 기류는 한층 분주해졌다. 설 명절 이후 새누리당 지도부는 황 권한대행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내는 분위기다. 불과 3주 전까지 “후보도 내지 않겠다”고 말했던 인명진 위원장은 “이제 후보를 내도되지 않겠나”라며 사실상 대선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이는 황 권한대행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황 권한대행이 우리 당원도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보수세력이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해서 10% 정도 지지율이 나온다”며 “당연히 우리 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으면 되는 게 좋겠다”고 구애했다.

새누리당의 분위기가 황 권한대행 영입으로 굳혀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만든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빚어진 국정농단 사태로 나라가 혼란에 빠져있는데 그 권한대행직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발상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고용진 대변인은 이날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갖고 “집권여당 새누리당의 황교안 권한대행 영입은 오만과 파렴치함의 극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 대변인은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황교안 권한대행과 독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공언했던 ‘깜짝 놀랄 후보’가 황교안 권한대행인 것인가. 더욱이 대통령의 권한대행을 차출해 권한대행의 권한대행까지 등장시키겠다니 대한민국을 전 세계적인 웃음거리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황교안 총리 또한 언제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것인가. 정말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가”라며 “권한대행으로서 본분에 집중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하는 바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의 대선 출마? 말도 안 되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미친 짓”이라며 “스스로 사임하고, 이를 자기가 수리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또다시 자기가 임명하고, 대선에 출마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려면 자신의 사표를 스스로 수리하고, 이와 동시에 다른 권한대행을 임명해야 한다는 점을 꼬집은 셈이다.

◆ 민심은 어디로 향하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총장의 하락세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보수 및 범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황교안 권한대행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반기문 총장의 갑작스런 대선불출마에 놀라면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페이스북에 개설된 '황교안 통일 대통령 만들기'라는 모임에서는 한 네티즌이 "반기문 항복"이라며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다. 다른 지지자들이 "드디어 정신차리셨네.. 황총리 대권도전.." "황교안!황교안!황교안!(대통령님!) 애국보수당!확신함으로 응원합시다" " 만세~만만세♡ 대안은 황교안입니다" "황총리님 도우시지요" 등의 댓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도 황 권한대행을 지지하고 나섰다. 박사모 게시판에는 "이제는 반드시 탄핵기각 후 황교안뿐이다", "보수를 당차게 밀고 나갔어야지", "명예를 택했으니 지혜롭다", "유엔사무총장으로 존경받는게 더 탁월하다. 우리는 조용히 황교안 권한대행님 지지하면 된다", "황총리 지지할거란 생각이 든다", "나경원이 갑자기 태극기 집회에 나온다더니 불출마선언을 미리 알고 있었나보다"라며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황 권한대행은 일상생활에서 선행을 실천하고 있는 시민 16명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불러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황 권한대행은 간담회 참석자 등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를 온정 넘치고 가치 있게 만드는 진정한 영웅”이라며 “우리 사회 곳곳에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희망의 바이러스 역할을 계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 전 총장 불출마선언과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을 의식한 행보는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