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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발 공급과잉에 여수석유화학산단 울상
범용제품 공장 매각, 고부가가치 제품 승부수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중국의 석유화학 증산 여파로 공급 과잉을 겪는데다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수요는 감소하자 생존의 갈림길에 선 유화업계가 한계 사업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개도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의 석유화학 기초유분 사업은 축소나 매각하고, 성장이 기대되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려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화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기초유분 여수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을 분할한 뒤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에 지분을 넘기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엘지화학은 지난 해에도 공급과잉으로 인한 단가하락을 겪은 NCC 공장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도-매수자와의 매각대금 간극이 커 무산됐는데 통매각 대신 지분 양도 대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또한 석유화학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는 여수SM공장 가동을 이달 말 중단키로 결정했다.

SM은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에 쓰이는 원료로 중국 기업들의 설비증설에 따른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이 맞물리면서 중국 등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수익성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중국 기업과 합작한 중국 산둥성 소재 일조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 지분 50%를 올해 초 현지 파트너인 중국 업체에 전량 매각했다.

일조금호금마화학은 제지용 코팅 원료와 카펫, 아스팔트 개질제, 타이어코드 제조 등에 쓰이는 스티렌부타디엔(SB)-라텍스를 생산하는 업체다.

해당 공장은 스티렌부타디엔 라텍스를 연간 15만t(톤) 생산하고 있는데, 중국 석유화학 업계가 생산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이 공장의 작년 영업이익이 18억원으로 전년도(92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고 업황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적자전환도 우려돼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국 내 기초 석유화학 생산공장인 롯데케미칼자싱과 롯데케미칼삼강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매각한 것을 비롯해 중국 허페이법인, 폴란드 판매법인(롯데케미칼폴란드), 계열사 케이피켐텍을 청산하는 등 기초소재 사업 중심으로 일부 법인을 정리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에 있는 대규모 생산기지인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LC)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있는데, 국내외 유화업종 및 사모펀드 등을 대상으로 인수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에틸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LC타이탄은 수요 감소 등에 지난해 연간 6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 롯데케미칼은 기존 석유화학 사업 운영 효율화와 고부가 제품 중심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그동안 범용 제품을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했는데, 자체 증설을 통해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고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국으로 부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유화업종이 사이클(주기)을 타는 특성이 있어 불황기가 지나면 회복돼 호황으로 전환됐으나,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범용제품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어 업계는 고부가가치 생산으로의 전환과 신사업 진출 등으로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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