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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한국 자생식물 이야기〈21〉 보리밥나무(Elaeagnus macrophylla Thunb.)
봄부터 붉은 열매를 맘껏 풀어놓는, 보리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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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국립백두대간수목원)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는 겨우살이
, 참빗살나무, 고욤나무 등의 열매가 새들에게 먹이를 제공한다. 봄부터 붉은 열매를 맘껏 풀어놓는 나무가 있다. 보리밥나무가 그렇다.

국내에 자생하는 보리수나무과에는 보리수나무, 보리장나무, 보리밥나무가 있다. 보리수나무는 높이 3~4로 전국에 걸쳐 두루 자라는 낙엽성 활엽 관목이다.

열매에서 과육을 제거한 씨앗이 보리 모양을 닮아서 보리수나무라 하며, 남부지방에서는 보리똥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리장나무와 보리수나무는 약간 덩굴성관목으로 상록성이다.

보리장나무는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분포한다
. 꽃은 10~12월에 피고, 백색으로 2~3개씩 달려서 밑으로 처진다. 열매는 6~10월경 성숙한다. 은백색 인모가 밀생하는 보리밥나무와 달리, 보리장나무 잎, 꽃에는 적갈색 인모가 밀생한다.

보리밥나무(Elaeagnus macrophylla)는 일본, 한국에 분포하며, 국내에선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및 경기도까지 분포하며, 해안선을 따라 황해도까지도 자란다. 주로 바닷가 산지에 자란다.

잎은 어긋나며 원형 또는 넓은 달걀형이다
. 잎 양면과 잎자루에 은백색 인모가 발달한다. 꽃은 8~10월에 피고, 몇 개씩 잎겨드랑이에 달리며, 꽃대는 5~10로 은백색 인모가 밀생하고, 꽃받침은 종형이고 길이 4정도이다. 열매는 타원형이고 길이 1.5~1.7, 지름 1.0내외로 은백색 인모가 있으며, 다음 해 3~4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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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보리밥 나무 열매(헤럴드 DB)


뜰보리수는 일본 원산으로, 국내에 들여와서 정원수, 관상수, 유실수로 많이 식재하고 있다. 국내 자생 보리수나무류에 비해 열매가 큼직하게 많이 달린다.

보리수나무와 관련하여 흔히 혼동하는 나무가 인도보리수(Ficus religious)이다. 부처님이 이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지는데, 이 나무가 중국으로 전해지면서 범어로 깨달음의 지혜라는 뜻의 보히(Bodhi)(나무 수)를 붙여 보히수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보리수(菩提樹)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재배특성 및 번식방법

상록성이나, 내한성이 비교적 강해서 해안선을 따라 인천, 황해도까지 분포한다. 성질이 강건하며, 햇빛이 충분한 조건에서 개화 및 결실이 왕성하다. 실생, 삽목 또는 분주로 증식할 수 있다.

3~4
월경 성숙한 열매를 채취하여 과육을 제거하고, 물에 1~2일 침지 후 파종하면 발아가 촉진된다. 과육을 제거하지 않는 경우라면, 노천매장을 활용해도 좋다. 늦가을에 노천매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꺼내면 과육과 종자가 쉽게 분리된다.

분리된 종자를 파종상에 본파종하면 발아를 촉진할 수 있다. 삽목의 경우, 경화가 완료된 줄기 보다는 5~6월경 새로 나온, 적절하게 굳은 가지를 삽수로 쓰는 것이 좋다. 관목이므로 분주를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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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울릉도 보리밥나무 꽃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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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나무 열매(국립백두대간 수목원 제공)


원예·조경용

상록성의 푸릇푸릇한 잎, 봄에 수북히 달리는 붉은 열매, 짧은 시간에 주변을 뒤덮어버리는 수세(세력) 등이 보리밥나무의 매력이다. 봄철 꽃이 지고 난 뒤, 볼거리가 없어지는 개나리와 달리, 보리밥나무는 화단, 돌담이나 정원에 식재해두면 오랫 동안 볼거리를 제공한다. 화단이나 돌담 하부에 식재해서 입체적인 덩굴경관을 조성하면 좋다.

·약용

보리밥나무 열매는 버릴 것이 없다. 달콤한 과육은 발라 먹고, 남은 보리 모양 씨앗은 쪄서 까먹는다. 생각 보다 구수하니 맛이 괜찮다. 열매는 효소를 담거나, 즙을 짜서 마시거나, 과실주로 담기도 한다.


보리밥나무 열매에 함유된 탄닌 성분은 소염작용을 하기 때문에 기관지가 약하거나 천식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다. 빨갛게 잘 익은 붉은 빛깔은 라이코펜(lycopene) 성분으로 인한 것이며, 라이코펜은 토마토의 주요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라이코펜은 항산화 작용을 하여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
. 한편,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올 봄에는 남쪽으로 내려가서 보리밥나무 열매를 실컷 따먹고, 남은 씨앗을 챙겨서 파종해봐야겠다. 몇 주 정도 수목원에 식재하고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붉은색으로 열매가 무더기로 달리는 보리밥나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세대들에겐 생소하겠지만
, 기성 세대 중에는 산과 들을 뛰놀다가 보리밥나무, 보리장나무, 보리수나무 열매로 허기진 배를 채웠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수목원이 화려한 것, 시선을 끄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잊고 지냈던 추억을 떠올려 주는 공간이 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겨울철엔 고욤나무 위에, 봄엔 보리밥나무 위에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열매를 따먹는 풍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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