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경보 속 제살작업 총력, 눈축제행사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눈'
울릉군 홈페이지 웹카메라에 비친 나리분지 설경을 캡쳐한 사진, 이곳에서 다음달 1일~3일까지 울릉도 눈축제가 열린다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다음달 1일 나리분지 일원에서 열리는 ‘울릉도 눈축제’를 앞두고 눈 없는 겨울 가뭄에 발을 동동 굴리던 울릉군이 안도의 숨을 쉬고 있다.
23일 울릉군에 따르면 울릉도. 독도지역에 대설 경보가 내린 가운데 이날 12시 현재 25.4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울릉군은 많은 눈이 내리자 공무원을 동원해 제설작업에 들어갔다. 대형 제설차 4대와 살수차 3대를 동원해 주요 도로와 섬 일주도로에 대한 제설작업을 하고, 소형 제설차로는 이면도로와 산간지 도로 등에 대한 제설작업을 펼치고 있다.
강풍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울릉도에는 23일 아침 초속 16.1m의 강한 바람이 관측됐고, 오후 1시 현재도 초속 6~9m의 강풍이 불고 있다.
게다가 풍랑특보가 발효돼 22일부터 포항∼울릉 간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의 발이 묶인 상태다. 포항~울릉 간 여객선은 빨라야 25일쯤 정상 운항 될 것으로 여객선사는 내다봤다.
23일 경북 울릉에 대설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울릉공항건설 공사 현장과 사동항에 많은 눈이 쌓여 을씨년 스럽다. (울릉군 제공)
그러나 올겨울 유난히 눈이 부족해 애태우던 섬 주민들은 눈이 반갑기만 하다.
다음달 부터 본격 출하되는 고로쇠 수액 채취와 산나물 재배 농가는 이번 눈이 가뭄에 단비보다 귀하다고 한다.
고로쇠 채취농가 A(70.서면 남양)씨는 "울릉도 겨울은 뭐니 뭐니 해도 눈이 와야 한다. 고로쇠 수액 채취는 그해 내린 눈에 따라 당도와 수액량이 결정되고 산나물 역시 많은 눈이 쌓여야만 봄철 부드러운 산채를 수확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눈축제를 앞둔 울릉군도 일단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190m의 눈축제 썰매장에 내린 눈을 울릉군 축제관계자가 썰매를 끌며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울릉군 제공)
울릉군 축제 관계자들이 눈축제 썰매장에 내린 눈을 확인하며 축제 준비를 하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눈축제를 하기엔 현재의 눈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울릉군 제공)
다음달 1~3일까지 열리는 ‘울릉도 눈축제’를 앞두고 폭설이 눈축제 성공의 마중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울릉군의 눈축제는 지난해 미색(微色)축제 선정에 이어 올해는 미소(微笑)축제에 선정 돼 1천만원의 지원금을 확보했다.
가족·연인과 함께 즐기는 [雪렘] 가득 울릉도 눈 체험'이란 주제로 열리는 올해 축제는 190m의 대형 눈썰매장과 나리의 설경을 즐길 수 있는 스노우 래프팅, 신나는 음악공연과 먹거리장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내린 눈으로는 행사가 불가능하다는게 울릉군 의 입장이다.
김철환 관광문화체육실장은 “눈이 많이 내리기로 소문난 나리분지에는 최근 이상기온으로 잦은 겨울비가 내려 도로를 제외한 행사장 일대 저 지대는 빗물이 고여 있는 실정이다. 특히 눈썰매장에는 나무뿌리가 보일정도로 턱없이 눈이 부족하다. 늦어도 이달 29일까지는 더 많은 눈이내려 기온이 떨어져야만 원만한 행사를 치룰수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울릉군 축제 위원회 관게자는 “ “이번 주말부터 기온이 상승해 평년 기온을 되찾는다는 기상예보가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열정과 정성으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 눈조각, 눈꽃 등 하얀 세상이 펼쳐진 울릉의 겨울에서 은빛 낭만을 마음껏 즐기시고 가시라“고 했다.
23일 경북 울릉에 대설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사동항 여객선 터미널 인근에 주차된 차량들이 하얀 눈이불을 덮고 있다(울릉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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