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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정 광주시장, ‘물난리 예고에도 유럽 출장’…“시민의 안전·생명보다 중요한 일정이냐”
광주 최대 200mm 폭우·피해속출
국민의힘, ‘민주당의 내로남불’ 비판
강기정 광주시장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광주에 최고 200mm의 비가 예고되고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이 유럽 순방길에 올라 논란을 빚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강 시장은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광주 개최’ 홍보차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독일 베를린·뉘른베르크·라이프치히, 스페인 바르셀로나, 스웨덴 말뫼, 덴마크 코펜하겐 등 유럽 4개국 6개 도시를 방문하는 10박12일 일정이다.

광주 기상청은 강시장이 순방에 나서기 전인 21일 새벽부터 25일까지 최대 200mm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광주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 3단계’를 발령해 전 직원이 비상 근무에 나섰다.

24일 오전 광주 광산구 황룡강 장록교 인근 지하차도가 침수 우려에 차량 통행이 통제 중이다.[연합]

실제로 광주에서는 전날(23일)부터 이날(24일) 오전까지 도로장애 15건, 건물침수 4건, 주택붕괴 2건, 차량침수 1건 등 22건의 호우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하남 6번 도로도 물에 잠기면서 차량 2대가 침수돼 탑승자들이 구조됐고, 광산구 수완지구 일대가 침수돼 2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으며 송산유원지 인근에서는 토사가 유출됐다.

이날 오전에는 충장로 비어있던 노후 상가가, 전날에는 남구 방림동의 한 불법 건축물이 무너져 내렸다.

호우 특보가 발효된 24일 오전 광주 동구 충장로 한 빈 상가 건물이 무너져 있다.[연합]

황룡강 장록교 인근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돼 주변 신덕·장록·상완 마을 등 81가구 123명이 광주광산구청 등으로 사전 대피했다.

광주천 수위도 상승해 둔치 주차장 11곳, 교량 3곳, 지하차도 1곳, 하부도로 17곳, 하천 산책로 전 구간이 통제되고 있다.

특히 지하차도의 경우 광주 관내 24곳 중 신덕 지하차도 출입이 통제됐고, 운암·수완·죽림·소촌·송정공원역 지하차도는 침수에 대비해 안전 인력이 배치됐다.

이런 상황에서 강기정 시정이 해외 출장을 가는 게 맞느냐는 말이 나왔다.

광주시는 “미리 잡힌 일정이고, 광주에 큰 피해는 없다”는 이유로 출장을 강행했다.

하지만 폭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관장이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광주 광산구 황룡강 임곡교 일원에서 119시민수상구조대가 하천 범람에 대비해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연합]

국민의힘은 24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시장이 열흘간 유럽을 순방하는 것에 대해 “강 시장이 수행하고 있는 일정이 광주시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중요한 일정이냐”고 직격했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광주시민들이 비 피해를 걱정하며 마음을 졸이는 동안 강 시장을 비롯한 일행은 친환경 스마트 도시재생의 성공모델을 견학하고, 글로벌 기업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공세를 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갔을 때 “수해 중에 꼭 우크라이나에 가야 했느냐”며 “왜 귀국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그런데 광주에 호우 경보가 내린 상황에서 강 시장이 10박12일 간의 유럽 순방을 떠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23일 오전 민주당 박병석·박정·최기상·윤준병 의원 등 4명은 베트남과 라오스 방문을 위해 이날 5박6일 일정으로 출국했다가 당내외 비판이 일자 하루만에 조기 귀국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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