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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80억 규모 무자본·갭투자 ‘깡통전세’ 사기
400여채 사들이고 보증금 미반환 50대 구속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보증사고 건수는 523건, 보증사고 금액은 총 1098억원으로 2013년 9월 해당 상품 출시 이후 각각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1∼9월 누적 보증사고와 대위변제 금액은 이미 작년 1년 치를 넘어선 사상 최대로 집계돼 '깡통전세'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임차인이 준 보증금으로 집을 구매하는 방법으로 주택 400여 채를 사들이고 보증금을 반환해주지 않은 5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자기 돈 한 푼 없이 벌인 480억원대 전세 사기 행각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4일 임차보증금으로 주택을 사들이고 보증금은 반환하지 않고 편취하는 속칭 '무자본·갭투자'를 벌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50대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공인중개사를 통해 임대차 수요가 높은 중저가형 신축 주택(빌라)에 입주할 임차인을 모집했다.

매매로 나온 주택을 가계약한 뒤 전세로 입주하는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아 해당 주택을 사들이는 수법으로 자신의 돈을 들이지 않고 신축 주택(빌라)을 구매했다.

A씨와 공인중개사·브로커 등은 임대차보증금으로 수수료(리베이트)를 나눠 갖고, 나머지 돈은 또 다른 주택을 사들이는데 썼다.

조사 결과 A씨 등이 이 같은 방법으로 지금까지 사들인 주택은 총 400여 채로, 일부 주택은 임차보증금보다 낮아져 '깡통전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임차 기간 만료 이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세대는 현재까지 208채로 피해액은 480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주택의 임차 기간 만료 시기가 도래하면 피해 규모는 현재보다 2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아 직접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임차인 대신 보증을 선 공사 측이 사기 피해를 떠안게 됐다.

경찰은 지난 6월 임대차보증금을 대위 변제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발장과 8월 국토교통부의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임차인 등의 진술과 증거자료 등을 확보한 후, 도피 중이던 A씨를 붙잡아 구속하고 공인중개사와 브로커에 대한 후속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전세 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고, 주로 사회적 경험이 적은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대위변제액 중 20~30대 피해자 비율이 67.8%에 달했고, 대위변제액도 해마다 급증(2021년 5천40억원→2022년 9월 5천292억원)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무자본·갭투자 전세 사기 사건 관련자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전세 사기 범죄에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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