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철을 맞아 전남 담양의 한 농가에서 모판작업을 앞두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서인주 기자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등 폭등하는 물가와 세계 곡물 가격 상승에도 유독 쌀값은 지속해서 떨어지면서 하락 폭이 4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쌀 3차 시장격리 요구 목소리가 높은 것은 물론 쌀 수급 정책 전반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시작된 2021년 산지 쌀값 하락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이달 15일 현재 산지 쌀값은 80kg당 18만 2136원으로 전년 수확기 평균(21만 4138원)보다 무려 14.9% 떨어졌다.
그동안 정부가 2차례에 걸쳐 2021년산 쌀 27만t을 시장 격리했지만, 쌀값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사진은 전남 담양군 용면의 모내기 현장/서인주 기자 |
이 같은 하락 폭은 쌀값 데이터 축적 이후 45년 만에 최대치란 것이 전남도의 설명이다.
남아 있는 쌀 재고량은 올해 햅쌀 가격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쌀 재고량은 전년 대비 157%가 증가한 96만t에 달한다.
월별 쌀 판매량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수확기 전까지 재고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커 올해산 햅쌀 가격에도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 23일 도청에서 개최한 쌀 분야 전문가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걱정·우려와 함께 추가 시장격리 등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은 간담회에서 “변동직불금 폐지에 따라 시장격리제도가 생긴 만큼 그 취지대로 시행해야 한다” 며 “지난해 농협이 전체 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매입해 여전히 재고가 남은 만큼 단기 대책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광은 한국쌀전업농전남연합회장은 “시장격리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9월에 시장격리 여부를 결정하고 공공비축미 수매와 동시에 시장격리곡 수매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