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배상열 선생의 저서 서계쇄록이 발간됐다. 이책은 조선후기 문자학과 수학을 집대성한 것으로 조선시대 학문연구로 활용될것으로 전망된다(봉화군 제공)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경북 봉화군은 조선 후기 문자학과 수학(상수학)을 집대성한 괴담(槐潭) 배상열(裵相說· 1760~1789) 선생의 저서 '서계쇄록(書計鎖錄)'을 발간했다고 2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봉화 출신인 괴담 선생은 천문(天文), 지리(地理), 율려(律呂), 주수(籌數)에 정통한 영조, 정조시대 학자로 천문관측 기구인 혼천의(渾天儀)를 만들었다.
그동안 종택에 보관해 오다 한국국학진흥원의 기탁출판을 위한 노력과 서대원 충북대 교수의 해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저서인 서계쇄록은 조선시대 문자학과 상수학 연구의 발달 수준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서계쇄록의 상권은 육서총괄(六書總括)으로 하권은 구수총괄(九數總括)로 구성됐다.
상권 육서총괄은 사성(四聲), 자모음법(字母音法), 십사성법(十四聲法), 정성방위(定聲方位), 변성요결(辨聲要訣), 절운자결(切韻字訣), 조성장결(調聲掌訣), 자모절운법(字母切韻法), 홍무운자모(洪武韻字母), 언자초중종성(諺字初中終聲) 등으로 짜여졌다.
하권의 구수총괄은 수본(數本), 수구(數具), 수색, 수용(數用), 부록(附錄) 등으로 실려있다.
하권은 최석정(1646~1715)의 '구수략'(九數略)의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이론보다는 실용에 치중해 저술됐다는 점에서 조선시대에 출간한 여느 책들과는 사뭇 다르다.
서계쇄록에는 '서(書)를 통해 심화 를 그려보고 수(數)를 통해 사물의 변화를 다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괴담 배상열 선생이 비록 초야에 묻혀 지냈지만 천문, 지리 주수(籌數) 등에 정통해 있음을 입증하고 민치(民治)에도 큰 뜻을 품고 있었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선생이 살았던 봉화 유록마을은 녹동서당과 추원사 유산서당, 쌍절려, 배삼익선생 신도비, 하늘을 관측하고 땅을 측량하던 직방당 등이 보존돼 있어 당시 선비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또 선생이 사용하던 천문관측 기구(선기옥형-혼천의, 일구-해시계), 천문서적인 기삼백해 및 기해제도, 역학서인 역설제도와 하도지도, 성리학 관련 도학육도 등 다양한 자료 1000점(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도 조선 후기 학문적 사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봉화 유록마을 괴담 종택관계자는 “이번 출판을 통해 유학뿐 아니라 민간에서 이뤄진 국어, 수학, 천문과학과 관련한 측량방법 등 다양한 조선시대 학문 연구가 함께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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