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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진기자의 세상보기] 벌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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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기자(헤럴드 대구경북 편집장, 헤럴드경제 및 코리아헤럴드 대구경북취재부장)


벌초의 계절이다. 추석을 앞두고 전국의 산이 새 단장으로 분주하기만 하다.

벌초는 조상 묘의 풀을 베어 정리하는 풍속으로 예로부터 이를 효의 기준으로 삼았다.

즉 벌초를 하지 않는 것을 큰 불효로 여겼다.

하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불효를 면하기 위해서는 큰 결심을 해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도심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바쁜 생활 속에서 시간을 내야하고 예초기 사용에 따른 아픔을 수일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 벌초 때 뱀, 벌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 공포에도 내몰려야 한다.

그렇다고 벌초를 그만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벌초 대행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대세가 돼가고 있다.

벌초는 후손들이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이제는 벌초 대행하는 업체가 메꾸어 가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이에 따른 충돌현상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집안에 웃어른이 있을 경우 다툼의 정도는 심하다.

언쟁이 문밖을 넘기도 한다.

벌초 대행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전통적인 효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공존한다.

"내년엔 아버지를 설득해 벌초를 업체에 맡길 것"이라는 한 지인의 말이 현 시대를 대변하는 것 같아 착잡하다.

조상을 뵈러 가는 길이 자꾸 사라져 가는 세태가 안타깝기만 하다.

kbj765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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