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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억 집값 간다더니 어림도 없다…‘준강남’ 위례의 굴욕 [부동산360]
서울 집값 반등세에도…상승 동력 찾지 못해
위례신사선·의료복합타운 수년째 답보 상태
사업자 재공고에도 착공·개통까지 수년 걸려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 아파트 단지.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때 ‘준(準)강남’으로 각광받던 위례신도시가 집값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발 호재로 실거래가가 2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의료복합타운 건립 등 굵직한 사업들이 장기 표류하면서 집값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위례중앙광장 근처 경기도 성남시 ‘위례센트럴자이’ 전용 74㎡는 지난 6월 13억8000만원(6층)에 거래됐다. 2021년 6월 기록한 최고가(16억원)보다 13.8% 하락한 가격이다. ‘위례더힐’ 전용 85㎡도 12억6000만원에 거래돼 2021년 9월 신고가(16억4000만원) 대비 3억8000만원 빠졌다.

위례신도시는 경기 성남시 수정구·하남시·서울 송파구에 걸쳐 조성됐다. 서울시 송파구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 전용 84㎡는 지난달 14억7500만원으로 2022년 고점(16억9000만원) 대비 16.5% 내려간 가격에 손바뀜했다. ‘위례아이파크1차’ 전용 100㎡도 지난 4월 16억5000만원(13층)에 팔렸다. 2021년 8월 최고가(20억원)와 비교해 17.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의료복합타운 조성이 무산 위기에 놓인 데다 위례신사선 사업마저 지지부진해 위례신도시 집값이 하락세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의료복합타운은 서울 송파구 거여동 일대 4만4004㎡ 규모 부지를 개발해 병원과 상업시설, 오피스텔 등을 유치하는 사업이다. 최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토지 대금을 장기간 연체해 사업자 지위를 잃으면서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사업이 16년째 헛바퀴를 돌고 있는 위례신사선도 지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다. 이는 위례신도시와 서울지하철 3호선 신사역을 잇는 경절천 노선으로, 2008년 위례신도시 기획 단계부터 추진됐지만 아직 사업자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삼성물산이 2016년 사업을 포기한 데 이어 GS건설 컨소시엄이 지난 6월 손을 떼면서 사업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초 새로운 사업자 모집에 나섰다. 공사비를 기존 1조4847억원에서 1조7605억원으로 2758억원 증액하고 공사 기간도 기본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했다. 서울시는 이례적으로 공고문에 구체적인 협약 내용을 담아 공사를 서두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업자 선정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위례신사선은 이르면 2031년 개통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위례신사선 사업이 재개돼도 개통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위례신사선 사업은 이미 두 차례 사업자 선정 과정을 거친 만큼, 재공고로 신규 사업자를 발표한다고 해도 집값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착공부터 준공까지 수년이 걸려 위례신사선 개통이 임박해야 시장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도 “신도시 집값을 결정하는 요소는 서울과의 접근성인데, 위례신도시는 서울과 가깝지만 아직 대중교통이 부족하다”며 “이미 위례신사선 개발 등에 대한 기대요소가 집값에 반영돼 있는데 사업이 지연되면서 상승 동력이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례신사선 개발 등이 가시화됐을 때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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