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일본의 슈퍼스타였던 가수 마츠다 세이코의 히트곡 ‘푸른 산호초’를 부른 뉴진스 하니 [어도어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사랑스러운 단발 머리에 흰색 롱스커트를 입은 하니가 ‘푸른 산호초’를 부르자 도쿄돔이 들썩였다. 1980년대 일본의 슈퍼스타였던 가수 마츠다 세이코의 히트곡이다. 몇 해 전부터 한국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시티팝’ 스타일의 이 곡이 뉴진스 하니를 통해 흘러나오자 도쿄돔은 떠나갈 듯한 함성이 가득찼다.
불과 1년 11개월. K-팝은 물론 전 세계 해외 아티스트로도 최단 기간이었다. 뉴진스의 도쿄돔 입성은 한국과 일본을 금세 하나로 묶었고, 기대와 상상 이상의 신드롬을 불러오고 있다.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지난 26~27일 일본 도쿄돔에서 ‘버니즈 캠프 2024 도쿄 돔(Bunnies Camp 2024 Tokyo Dome)’을 열고 이틀간 총 9만 1000명의 관객과 만났다.
일본에서 데뷔 싱글 ‘수퍼내추럴(Supernatural)’을 발매한지 불과 5일 만에 연 도쿄돔 팬미팅에 지금 현지는 열광과 환희에 휩싸였다.
팬미팅은 20여곡의 세트리스트, DJ와 밴드 연주를 통한 다채로운 사운드는 물론 댄서 110명과 함께 한 플래시몹 퍼포먼스, 특급 게스트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120% 만족한 무대를 만들었다.
뉴진스가 데뷔 23개월 만에 도쿄돔에 입성, 현지팬 9만 1000명과 만났다 [어도어 제공] |
데뷔 이후부터 한국을 정복한 히트곡 퍼레이드는 물론 이번엔 일본 강타를 노리는 ‘영리한 선곡’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하니가 부른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혜인이 부른 타케우치 마리야의 ‘플라스틱 러브’, 민지가 부른 싱어송라이터 바운디의 ‘무희’는 일본 팬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서기 위한 선곡이었다.
‘디토’, ‘하입 보이’, ‘어텐션’ 등 기존의 모든 히트곡은 일본 유명 밴드 ‘킹 누’의 베이시스트 아라이 카즈키 등 정상급 세션들이 참여한 밴드 사운드로 연주됐고, 뉴진스는 매무대를 라이브로 소화했다.
이날의 게스트는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 혼성 듀오 요아소비와 싱어송라이터 리나 사와야마. 두 팀은 자신들의 곡을 새롭게 편곡해 선보였고 뉴진스와 합동 무대로 신선한 시너지를 냈다.
뉴진스가 데뷔 23개월 만에 도쿄돔에 입성, 현지팬 9만 1000명과 만났다 [어도어 제공] |
뉴진스 멤버들은 한국어, 일본어, 영어 3개국어를 사용하며 도쿄돔에 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민지는 “이런 큰 무대에 서게 돼 꿈만 같고, 많은 버니즈를 만나게 되어 정말 감동”이라고 말했다. 하니는 “무대를 준비하면서 떨렸다가 설레기도 하고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다. 오늘 함께한 버니즈와 오래오래 함께 즐기고 싶다”고 했다.
뉴진스가 데뷔 23개월 만에 도쿄돔에 입성, 현지팬 9만 1000명과 만났다 [어도어 제공] |
다니엘은 “이번 버니즈 캠프를 위해 많은 노력과 열정이 들어갔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랑 주셔서 진짜 꿈 같다. 잠이 안 올 것 같다“라고 감격했다. 해린은 ”버니즈 덕분에 무대에서 소중한 추억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게 너무 행운이다”, 혜인은 “정말 오랜만에 버니즈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여러분은 누구보다 반짝거리는 사람”이라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일본에서도 데뷔 23개월 만에 도쿄돔에 입성한 최고의 K-팝 걸그룹을 환영했다. 스포니치, 스포츠호치, 산케이스포츠 등 현지 유력 언론은 “뉴진스가 일본 데뷔 5일 만에 도교돔에 입성했다”며 뉴진스를 1면으로 내세운 특별판을 제작했다.
뉴진스가 데뷔 23개월 만에 도쿄돔에 입성, 현지팬 9만 1000명과 만났다 [어도어 제공] |
뉴진스의 현지 팬덤은 연령대가 다양하다. 10~20대는 기본,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음악으로 일본의 40대 이상 아저씨 팬덤인 ‘뉴진스 오지상(아저씨)’도 등장시켰다. 이틀간 도쿄돔에도 40~50세대 관객이 적지 않았는 것이 어도어의 설명이다. 특히 팬들은 티셔츠, 가방을 비롯한 다양한 뉴진스 머치를 걸치고 응원 플래카드를 펼쳐 들었다. 시부야 ‘수퍼내추럴’ 팝업스토어는 오픈 전부터 대기자만 600명이 넘었으며, 요요기 공원을 넘어 긴 줄이 늘어섰다. ‘뉴진스 신드롬’의 시작이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