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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거부권 법안’ 다시 꺼낸 민주당…‘단독 상정’ 밀어붙이기 [이런정치]
與 ‘1년 후 법사·운영위원장 교대’ 요구
민주 “1년간 尹거부권 제한” 조건 반격
이후 “거래·협잡 대상 될 수 없다”로 선회
尹 거부권에 폐기된 간호·양곡·노봉법 등
野 단독 상임위 상정으로 전방위적 공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상현·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1년 후 법사·운영위원장 교체 요구에 ‘1년간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금지’ 조건으로 맞받았다가, 이내 ‘거래와 협잡’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한 차례 거부권을 사용한 법안들을 민주당이 재차 밀어붙이면서, 민주당의 국회 상임위를 독식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채해병 순직 1주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1주기 전에 해병대원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게 분명히 경고한다”며 “자신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거부권 행사는 포기하시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만일 국회를 통과한 해병대원 특검법을 또다시 거부한다면 스스로 범죄자라고 자백한 것이라 국민은 여길 것”이라며 “떳떳하다면 특검법을 반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현재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의 통과에 가장 힘을 싣고 있다. 특검 수사가 진행되면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함과 동시에, 특검이나 특검보가 수사 과정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알릴 수 있어 정부·여당에 대한 지속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오후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당 내외 현안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전날 회의 종료 후 언론 공지를 통해 “민주당은 ‘채해병 사건’이 중대한 사건이고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오늘 저녁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상황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민주당 단독으로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 일방 통과는 대통령 재의요구 명분만 강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지난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들을 다시 발의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전날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전체회의를 열어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전체회의에 올렸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야당 단독으로 개최한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두 법안 모두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이다.

민주당은 또한 전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간호법 등 4개 법안을 22대 국회에서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의결한 법안은 ▷간호법안 제정안(간호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탄소중립산업 육성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안(탄소중립산업특별법)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소상공인법) 등이다.

이 중 간호법의 경우 지난 21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 끝에 폐기됐다.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법은 이재명 대표의 대선공약이자, 민주당이 추진 중인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의 토대가 되는 법안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29일 열린 영수회담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민생회복 긴급조치 결단 요청에도 입장을 고수하며 사실상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법사위와 운영위는 총선 민심을 반영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거래와 협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회의장께서 요구하신 기한까지 국민의힘의 각성과 변화를 기다리겠지만, 그 이상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pooh@heraldcorp.com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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