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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지섭도 FDA 승인 믿었는데”…HLB 막차 탄 투자자 '발동동' [투자360]
3월 600억 CB 개인·기관 자금 유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美 승인 불발
시총 30% 증발에 전환권 가치 '뚝'
배우 소지섭 [피프티원케이 자료]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HLB(에이치엘비)가 간암 치료제 개발 기대감을 업고 주가를 끌어 올리던 중 암초를 만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품목허가가 불발되자 시가총액 30%가 증발했다. FDA 신약 승인을 성장 모멘텀으로 판단해 지난 3월 전환사채(CB)를 인수했던 투자자들은 회수 기대감에서 한 발짝 멀어졌다. CB 투자자는 연예인 소지섭씨를 포함해 상당수 개인으로 구성돼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는 전일 8조7787억원의 시가총액으로 장을 마쳤다. 직전 영업일 12조5335억원 대비 30% 감소했다. 같은 날 HBL생명과학을 비롯한 그룹 내 코스닥 상장 계열사 7곳 역시 일제히 하한가로 직행했다.

FDA 신약 승인 불발 이슈가 주가에 즉시 반영된 모습이다. HLB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기대감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만들어 왔다. 핵심 자산은 리보세라닙으로 중국에서는 위암 3차 치료제로 판매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HLB는 리보세라닙의 적응증을 간암 1차 치료제로 넓히기 위해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 요법을 통한 미국 시장 진입을 기대했다.

작년 5월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완료한 이후 간암 치료제 품목허가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리보세라닙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는 일찌감치 신약 마케팅도 준비했다.

HLB는 리보세라닙의 승인을 염두에 두고 메자닌 투자도 유치한 상태다. 올해 3월 총 600억원 규모의 CB를 사모 형태로 발행했다. 당시 HLB에 꾸준히 투자해 왔던 배우 소지섭 씨도 10억원어치 CB를 인수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개인투자자와 제브라자산운용, 제이에스티나,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법인과 투자사들이 참여했다.

진양곤 HLB 회장 [유튜브 캡처]

다만 FDA 승인이 불발되면서 CB의 전환권 가치는 하락한 상태다. CB의 보통주 전환가액은 7만9670원으로 17일 종가 6만7100원과 비교해 19% 비싸졌다. 행사가격은 시가 하락에 따라 5만5769원까지 리픽싱할 수 있으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전환권 가치 회복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되는 점도 부담 요소다.

물론 CB의 전환권 효력은 내년 3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아직 시간적으로 여유는 있다. 그 사이 HLB가 기업가치를 회복할지 주목되고 있다. 우선 HLB는 FDA에 보완서류를 제출해 다시 리보세라닙 신약 허가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항서제약과 협의 등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 최종 신약 허가 가능성과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16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회사 입장을 발표했다. 진 회장은 FDA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보안요구서한(CRL)을 받은 것은 개발 파트너사 항서제약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진 회장은 "심사 과정에서 항서제약은 CMC(품질 관리) 실사에 대해 내용을 지적 받았고 이를 수정 보완해 해결된 내용을 답변했다는 입장을 수차례 피력했다"라며 "다만 항서제약 측 답변이 FDA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리보세라닙에 관해 지적 받은 사항이 없으므로 HLB가 별도로 해야 할 일은 없다"며 "항서제약 측이 수정 보완해야 할 내용이 있는 만큼 항서 측과 빠르게 협의해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진 회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임상 사이트 중 백인 비율이 높았던 곳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병원"이라며 "두 나라가 전쟁 중인 관계로 실사를 갈 수 없었다는 내용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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