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두고 살뺐다가 더 난감”
오젬픽. [AP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살 빼주는 주사’ 로 알려진 오젬픽이 늘상 다이어트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전세계 비만인들의 열광적인 찬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의도치 않은 부작용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엉덩이가 과도하게 처지거나 탈모까지 진행되면서 “이럴거면 살빠지는 게 무슨 의미냐”는 한탄도 자아낸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 데일리메일은 체중 감량 용 주사제인 오젬픽 주사를 맞은 여성들로부터 2가지 무서운 부작용이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SNS 캡처] |
가장 충격적인 부작용인 엉덩이 처짐 현상은 헐리우드의 셀럽 킴 카다시안의 주치의이기도 한 사이먼 오우리안 피부과 전문의의 경고로 알려졌다. 오우리안은 “오젬픽을 사용해 너무 빨리 살을 뺀 환자들에게서 엉덩이가 줄어들고 피부가 처지는 증상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보기 흉하게 처진 몸을 가리기 위해 많은 환자들이 엉덩이에 필러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상을 ‘오젬픽 바디’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엉덩이에는 둔근이라고 불리는 3개의 큰 근육으로 구성되는데 약물을 이용해 살을 뺴는 과정에서 충분한 운동을 하고 고단백 식단을 유지하지 않을 경우 근손실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젬픽을 이용해 체중을 18㎏이나 뺀 한 여성은 “오늘도 나는 함께 오젬픽을 이용한 동료와 함께 새로운 청바지를 구입하는 데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는지 이야기했다”면서 “두 사람 모두 엉덩이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탄을 했다”고 전했다.
31㎏이나 감량한 또다른 여성은 “수영복을 입었다가 내 엉덩이 상태를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며 “어떤 옷이 맞고 어떤 옷이 맞지 않는지 분류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스쿼트나 런지와 같은 근력 운동으로 처진 엉덩이를 되살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회복되는데는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고 필요하다면 피부 타이트닝 시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SNS 캡처] |
엉덩이 처짐만큼 충격적인 부작용은 바로 ‘탈모’다. 결혼식을 앞두고 오젬픽과 유사한 위고비 주사로 체중을 20㎏이나 뺀 한 여성은 이제 한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녀는 “결혼은 고작 4개월 남았는데 계속 머리는 빠지고 두피가 매우 예민해졌다”며 “로즈마일 오일 요법을 시작했지만 9월 결혼식까지 상태가 나아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클라우디아 오쉬리도 30㎏을 감량하는 동안 머리가 빠졌고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6~9개월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의학계에서는 아직 탈모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만 오젬픽이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촉발해 탈모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을 추정하고 있다. 오젬픽 약물에 의해 영양이 결핍되면서 탈모로 이어진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미 FDA는 지난 1월 탈모 부작용에 대한 보고서를 조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오젬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젬픽을 비롯해 유사한 체중감량 주사제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오젬픽은 원래 당뇨병 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승인됐지만 많은 의사들은 체중 감량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암암리에 처방해주고 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