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미 대니얼스가 증언을 마치고 맨해튼 형사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가 9일(현지시간) 법정에서 "지어낸 얘기가 아니다"라고 재차 항변했다.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대니얼스는 이날 두 번째로 법정에 출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그 날'에 대해 증언하면서 트럼프 측으로부터 거센 반격을 받았다.
트럼프 측 변호인인 수전 네클리스는 대니얼스가 지난 7일 증언한 세부 내용이 2011년 인터뷰와 다른 점이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이 다 지어낸 것이죠?"라고 대니얼스를 몰아세웠다. 이에 대니얼스는 물러서지 않고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잡지 내용은 축약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네클리스 변호사는 또 대니얼스가 전직 성인영화 배우였다는 점을 들어 "성관계에 관한 꾸며낸 이야기에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고, 대니얼스는 "그 영화들은 그 방에서 내게 일어났던 일들과 마찬가지로 진짜다"라고 맞받았다.
변호인은 대니얼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날 음식을 실제로 먹었는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옷차림이 무엇이었는지 캐물으면서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배심원들에게 주기 위해 열중했다.
이어 대니얼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그려넣은 양초 등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니얼스의 주장이 금전적인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본인 이름을 새긴 소품을 판매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트럼프와 다르지 않다"라고 응수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혐의 재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AFP] |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진실을 공론화한 게 자신에게 득이 됐느냐 실이 됐느냐는 검사 질문에 "실이 됐다"고 답하기도 했다. 네클리스 변호사 주장과 달리 '성추문 입막음' 공론화로 그녀가 얻은 게 없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대니얼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관계 주장 이후 경호원을 고용해야 했고, 여러 번 이사를 한 데다 자신의 딸 때문에 추가적인 예방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말했다.
대니얼스는 지난 7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증인으로 출석해 트럼프 측 변호인과 검찰의 신문을 번갈아 받았다. 양일간 그녀가 한 증언 시간은 총 8시간에 달했다.
지난 7일 재판에서 대니얼스는 트럼프와의 만남과 성관계 과정을 상세히 폭로했다.
그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그가 묵는 호텔 스위트룸으로 갔을 때 그가 실크 소재 파자마를 입고 있었다거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나온 잡지를 보여주며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고 진술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자친구가 있는지, 성인물 시장의 동향은 어떤지 등에 대해서도 물었으며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선 부부가 같은 방에서 자지도 않는다고 말했다고도 진술했다. 아울러 자신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침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의도는 상당히 분명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7천만원)를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니얼스는 앞선 증언에서 2006년 미 네바다주의 관광명소 타호 호수 인근에서 골프 대회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텔 스위트룸으로 저녁 식사를 초대받았고, 이후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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