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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학년제’ 요청에 의대 교수들 “비현실적”… 집단유급 현실화하나
의대생 집단유급 다가오자 정부 ‘학년제’ 등 대책 요청
KAMC 신찬수 이사장 “주 단위 실습 커리큘럼 개편 불가능”
학년제 변경 시 8월 개강 가능…교수들은 ‘의대생 복귀’ 회의적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수업거부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수업을 재개한 한 의대 강의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정부가 전국 의대에 학기제 학사 운영을 학년제로 변경하는 등 의대생 집단 유급 방지 대책을 요구한 가운데,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정부가 제시한 ‘학년제’가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미 학기제를 기준으로 진행 중인 수업 커리큘럼을 다시 개편할 경우 형평성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7일 의대 학장들이 모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신찬수 이사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의대 학사 운영을 학년제로 변경하는 안에 대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일부 의대생들은 수업을 듣고 시험까지 본 상태라 이들과 (미복귀 의대생들 간의) 형평성, 실습 커리큘럼 재구성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의대 학사 일정을 학년제로 변경하는 과정이 까다로운 이유로는 ‘실습’ 수업 일정 문제가 거론된다. 특히 의대 예과 2학년부터 진행되는 임상 실습 수업의 경우 한 학기 동안 진행되는 일반 교양 수업과 달리 최소 1주부터 10주까지 수업 기간이 다르다. 신 이사장은 “주 단위로 퍼즐처럼 이미 짜여진 커리큘럼을 몰아서 진행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이 수업에 복귀할 의사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수업을 재개한 비수도권 소재 의대 소속 교수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재개했지만 대부분이 결석 처리되고 있어 개강을 다시 미루더라도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인하대 의대의 경우 지난달 29일 수업 재개를 계획했지만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 참여 여부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이 수업을 거부해 이달 중순으로 재차 개강을 미뤘다.

앞서 교육부는 전국 의대 40곳에 공문을 보내 의대생 집단유급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교육부는 ‘탄력적 학사운영 추진 계획’, ‘예과 1학년 학사운영 관련 조치계획’ 등을 내도록 하면서 현재 ‘학기제’인 학사 운영 방식을 ‘학년제’로 바꾸는 방안 등을 사례로 포함했다.

이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발생 시점이 5월 중순으로 임박한데 따른 조치다. 학사 운영을 학년제로 변경할 경우 법정 수업일수를 학기가 아닌 1년 안에서 채우면 된다. 이에 따라 방학 없이 연속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가정 하에 최대 8월 초까지도 개강을 미룰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휴학 승인이 아니면 집단 유급을 피할 방법이 없다는 의대 학장들과 이를 막으려는 총장 간 내부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선 의대 학장에 위임했던 휴학 승인 권한을 총장이 다시 회수하는 등의 움직임도 나타났다. 한 의대 관계자는 “이전까지 의대 학장이 학생들의 휴학 승인을 처리해왔으나, 집단 휴학을 승인하겠다는 의사를 학장이 밝히자 총장이 결재권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정부 정책 반대를 이유로 한 동맹 휴학은 원칙적으로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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