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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내년 HBM 물량까지 거의 완판…HBM3E 12단 3분기 양산”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 기자간담회
HBM3E 12단 제품 5월 샘플 제공 후 양산 예정
HBM 누적 매출 100억 달러 훨씬 능가할 전망
“최태원 회장 네트워킹이 AI 리더십 확보 결정적”
120조 용인 팹 25년 3월 착공 27년 5월 준공 예정
9000억 투자해 국내 소부장 신기술 개발 미니팹 건설
곽노정 SK하이닉스대표이사 사장이 2일 이천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정태일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HBM(고대역폭메모리) 물량은 물론 내년도 생산량까지 대부분 완판하며 AI(인공지능) 반도체 전쟁에서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다. 향후 스마트폰, 자동차 등 ‘온디바이스 AI’로 전장이 확대될 전망인 가운데, SK하이닉스는 현존 최고 성능으로 평가되는 HBM3E 12단 제품을 오는 3분기 양산해 초격차 기술 경쟁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2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사장은 “2012년 SK하이닉스 출범 이후 흔들림 없이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에 전력을 다해 AI 메모리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현재 HBM은 생산 측면에서 보면,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이고,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됐다”고 밝혔다.

이어 “HBM 기술 측면에서 보면, 시장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 HBM3E 12단 제품의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향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또 곽 사장은 올해까지 HBM 누적 매출이 100억 달러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HBM3(4세대) 제품을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는 등 그간 HBM 시장의 주도권을 쥐어왔다. 엔비디아는 AI서버에 필수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데, GPU에는 HBM 탑재가 필수다.

이에 맞서 올해는 삼성전자가 12단 제품을 앞세워 점유율 역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12단 HBM3E(5세대) 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최근 양산 시점을 2분기로 발표했다. 8단 HBM3E 제품 역시 4월 양산을 시작해 2분기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HBM3E 제품 [SK하이닉스 제공]

이처럼 HBM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SK하이닉스는 6세대 제품인 HBM4 개발을 위해 TSMC와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HBM의 가장 밑단인 베이직 다이 성능 개선을 위해 TSMC의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로써 AI 반도체 시장에서 든든한 2명의 파트너를 두게 됐다. AI 반도체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물량 상당수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 1위 ‘TSMC’다. SK하이닉스는 3각 편대를 구축하고 이 같은 탄탄한 공급망을 기반으로 생태계의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곽 사장도 “HBM4 이후 커스터마이징 니즈가 증가하면서 트렌드화가 되고 수주형 성격으로 옮겨갈 전망이어서 과잉 공급에 대한 리스크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HBM 시장이 향후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AI 반도체는 기존 범용 반도체에 기술 역량을 더해서 고객 맞춤형 성격이 있기 때문에 반도체 개발과 시장 창출 과정에서 글로벌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각 고객사들, 협력사들과 긴밀하게 구축이 돼 있어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하며 협력 관계 강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2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AI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들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류병훈(왼쪽부터) 부사장(미래전략 담당), 최우진 부사장(P&T 담당), 김영식 부사장(제조기술 담당), 김주선 사장(AI Infra 담당),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안현 부사장(N-S Committee 담당), 김우현 부사장(CFO), 김종환 부사장(D램개발 담당). [SK하이닉스 제공]

김주선 AI인프라 담당 사장도 “SK하이닉스는 이전부터 TSMC의 고객이었지만 이번 협력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기술 교류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교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간담회는 특히 용인 클러스터 첫 팹 준공(2027년 5월)을 3년 앞두고 열린 가운데 곽 사장은 “AI 시대 업황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내실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우리나라가 AI 반도체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9년 2월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투자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4개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김영식 SK하이닉스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은 “용인 클러스터에 총 415만㎡(약 126만 평) 규모 부지에 회사 팹 56만 평, 소부장 업체 협력화 단지 14만 평,인프라 부지 12만 평 등이 조성된다”며 “SK하이닉스는 팹 4기를 순차적으로 이곳에 구축할 계획이며, 협력화 단지에는 국내외 소부장 업체들이 입주해 SK하이닉스와 협업해 반도체 생태계를 키워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SK하이닉스 첫 팹이 들어설 1단계 부지 조성 공사 진척률은 약 42%로 차질 없이 일정 진행 중”이라며 “용인 클러스터 SK하이닉스 첫 팹은 2025년 3월 공사 착수에 2027년 5월 준공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 전경. [용인시 제공]

SK하이닉스는 아울러 클러스터에는 약 9000억원을 투자해 미니팹도 건설할 예정이다. 그간 국내 소부장 업체는 좋은 기술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제 양산 환경에 맞춘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해 신기술 개발과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침이다. 미니팹에서 소부장 업체는 시제품을 실제 양산 환경과 비슷한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으며, 기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받게 된다고 SK하이닉스는 부연했다. 미니팹 프로젝트에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린룸(Clean room)과 기술 인력을 무상 제공하고 정부, 경기도, 용인시가 장비 투자와 운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팹 가동 전에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청주에 총 20조원을 투입하고 6만3000평 규모 M15x를 건설하기로 했다. HBM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내년 11월 준공 후 2026년 3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밖에 최우진 P&T 담당 부사장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해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라며 “인디애나는 미 중서부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생태계인 실리콘 하트랜드(Silicon Heartland)의 주요 거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이 지역에서 고객 협력과 AI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한편, 주변 대학 및 연구개발센터들과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고, AI 미래 산업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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