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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사 한 방에 48억?” 세계에서 제일 비싼 약…알고보니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서울 아파트 두 채 가격”

세계에서 제일 비싼 약이 나왔다. 주사 한 대 가격이 무려 48억원. 공식 출시되면서 세계에서 제일 비싼 약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B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베크베즈(Beqvez,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베크베즈의 승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비싼 약값 때문. 미 언론 등에 따르면 베크베즈의 치료비는 350만달러로 책정됐다. 우리나라 돈으로는 약 48억원에 해당한다.

이 가격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제일 비싼 약과 동일한 가격이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은 호주 제약사 CSL베링이 개발한 ‘헴제닉스’였다. 2022년 승인 당시 약값이 350만달러로 책정됐다. 두 치료제는 공교롭게 가격도 같고 B형 혈우병치료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혈우병은 혈액 내 응고인자라고 불리는 단백질 생성 조절 유전자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이다. 결핍 인자에 따라 크게 A형과 B형으로 분류한다. A형 혈우병은 제8혈액응고인자가 결핍된 것이고, B형 혈우병은 제9혈액응고인자가 결핍된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B형 혈우병 환자는 3만800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피가 잘 멈추지 않는 혈우병[헤럴드DB]

기존에는 환자가 일주일 또는 한 달 주기로 혈액응고인자를 정맥으로 주입해야 했다. 미국에서는 전형적인 혈우병B 환자가 성인기에 치료를 위해 쓰는 의료비용은 2000만달러(약 26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반면 베크베즈는 아데노바이러스벡터(AVV)와 고활성도 혈액응고인자 제9인자 유전자를 결합한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만든다. 딱 한 번 주사로 혈우병 환자의 결핍된 혈액응고인자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게 해준다. 임상 3상에 따르면 혈우병 환자의 1년 동안 예상되는 출혈률을 71% 정도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는 2014년 스파크테라퓨틱스로부터 베크베즈의 상업화 권리 등을 이전받아 연구를 이어왔다.

베크베즈와 같은 유전자치료제가 이처럼 초고가인 이유는 환자맞춤형으로 제조되기 때문이다. 앞서 고가 약물에 이름을 올린 희소 소아신경질환치료제 ‘스카이소나’(38억원), 유전성 혈액질환 치료제 ‘진테글로’(35억원), 척수성 근위축증치료제 ‘졸겐스마’(26억원) 등도 모두 개인 환자에 맞춰 제작되는 과정 등으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약값이 책정됐다.

123RF

업계 관계자는 “베크베즈같은 유전자 치료제는 딱 한 번 주사로 놀라운 효능을 보여 유전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기적과 같은 선물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일반인은 상상 못할 가격이어서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베크베즈는 지난 1월 캐나다에서 먼저 승인을 받았고 유럽연합(EU)에서는 승인을 신청 중이다. 국내에서는 승인이 미정이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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