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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두배 늘었다던데…면세점 매출 감소한 이유는? [언박싱]
지난달 면세점 찾은 외국인 135.9%↑…매출은 9% 줄어
1인당 매출액 61.5% 감소…따이궁 줄고 유커 회복 더뎌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지난달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이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 침체로 업계의 ‘큰손’인 중국 유커(단체 관광객) 회복세가 더딘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은 약 7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만명)보다 135.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의 면세점 매출액은 1조257억원에서 9326억원으로 9%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 1인당 매출액을 계산하면 326만원에서 126만원으로 약 61.5% 감소했다.

최근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K-콘텐츠 인기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방한 외국인 수는 340만3000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19년 1분기(384만명)와 비교해도 88.6%에 달하는 회복세다. 3월 기준으로는 149만2000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97.1% 수준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소비가 줄어든 이유는 무엇보다 면세점 업계 큰손들의 씀씀이가 줄었기 때문이다. 면세점의 주요 고객은 중국 따이궁(보따리상)과 유커(단체 관광객)다. 따이궁이란 한국에서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하는 이들을 말한다.

면세점들은 중국의 한한령 조치와 코로나19로 유커가 줄어들자 따이궁에게 송객수수료를 높이며 매출 감소에 대응했다. 그러다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면세점들은 송객수수료를 줄이며 따이궁 의존도를 낮췄다.

유커의 회복세는 여전히 더디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여행사를 통해 입국한 유커는 5만7644명이었다. 전월(2만2927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6년 5개월 만에 방한하는 단체관광을 허용한 이후 유커는 점차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따이궁 의존도를 낮췄다고 해도 여전히 매출의 80%가 따이궁의 비중”이라며 “원래는 유커가 80~90%, 따이궁이 10~20%였는데 그만큼 유커가 돌아오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커가 한국을 찾지 않는 배경에는 중국의 경기 불황이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중국 경제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2023년 5.2%에서 2024년 4.6%, 2025년 4.1% 등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 심리 악화에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중국의 경기 회복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도 유커가 예전만큼 회복되지 않는다면 면세점 업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생존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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