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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 필요해진 한강 멍때리기 대회…심박 그래프·시민 투표로 1위 선정
지난해 그룹 운동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암밴드형 심박 측정기로 15분마다 측정
90분간 어떤 행동이나 말도 하지 않아야
멍때리기 실패하면 저승사자에게 쫓겨나
서울시는 5월 12일 오후 4시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2022년과 2023년 대회 장면.[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서울시는 5월 12일 오후 4시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멍때리기 대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뒤처지거나 무가치하다는 사회적 통념을 깨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행사로, 올해 7회째를 맞는다.

어떤 것에도 집중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이 대회가 지향하는 최고 가치지만, 이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멍때리는 와중에도 집중이 필요해 보인다.

대회 우승자는 심박수 그래프와 현장 시민투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참가자들이 착용한 암밴드형 심박 측정기를 15분마다 확인해 심박수 그래프로 점수를 부여하고, 현장 관람한 시민의 투표 점수를 합산해 최종 1~3위를 가린다.

심박수 그래프는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하향곡선을 나타내는 경우 좋은 점수를 받는다.

지난해부터 도입한 그룹 운동 모니터링 시스템에 따라 암밴드형 심박 측정기가 정확한 심박수를 측정한다.

1등에게는 트로피와 상장, 2~3등에게는 상장을 수여한다. 참가선수 전원에게는 참가 인증서를 준다.

2014년 ‘나에게 멍때리기를 허하라!’는 명칭으로 서울광장에서 처음 열린 뒤 2016년부터 한강으로 자리를 옮겨 열리고 있다.

대회 참가자는 90분 동안 어떤 행동이나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명한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대회는 행사 기획자인 ‘웁쓰’양의 개회 퍼포먼스를 감상한 뒤 기체조로 몸을 풀고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회 중에 선수들은 말을 할 수 없다. 대신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색깔카드를 제시해 물, 부채질, 마사지 등 총 4가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빨간카드는 졸릴 때 마사지를 받는 카드, 파란카드는 목마를 때 물을 요구하는 카드, 노랑카드는 덥다고 부채질을 해달라는 카드, 검정카드는 기타 불편사항을 표현하는 카드다.

대회 참가자가 카드를 제시하면 진행 요원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퇴장 카드를 받고 저승사자 복장을 한 진행자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시는 멍때리기 대회에 참가할 총 70개 팀을 이날 오전 9시부터 29일 밤 12시까지 멍때리기 대회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집한다. 한 팀당 최대 3명이 참가할 수 있다.

지난해 참가 경쟁률은 45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참가자가 3000팀을 넘으면 조기 마감되므로 출전을 원한다면 되도록 빨리 접수하는 것이 좋다.

참가자 최종 명단은 5월 6일 오후 6시에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개별 통보한다.

선수는 신청 사유를 중점 검토해 선발하며,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 직업의 사람들이 어우러지게 선발한다. 대회 당일 결원이 생기면 현장 추첨으로 충원한다.

시는 대회 10주년을 맞아 역대 우승자의 소감과 노하우가 담긴 메시지를 현장에 전시하고 지난해 대회 우승자 정성인씨 등이 시상식 전 참가자와 소감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대회 당일 오후 6시 30분부터는 한강의 노을을 배경으로 요가 수업을 연다. 요가 수업은 사전 신청 30명, 현장 접수 20명을 각각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한강이라는 자연 속에서 신선하고 이색적인 재미를 드리고자 시작한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바쁘게 돌아가는 삶에서 잠시 벗어나 재충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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