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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우리도 ‘플랫폼 경제안보’ 적극 대응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법안에 공식 서명해 공포했다. 이 법안은 틱톡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에 270일(대통령이 90일 연장 가능)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며 기간내 이행하지 않을 경우 경우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인 사용자의 개인 정보 유출을 막고 중국의 미 선거개입·여론 조작 등 정치적 악용을 방지한다는 것이 법안의 목적이다.

일본 정부는 ‘사이버 보안’을 명분으로 한국 기업 네이버에 일본 내 메신저 사업자 지분을 팔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교도통신은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의 주식 65%를 보유한 중간지주회사 A홀딩스의 네이버 보유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네이버의 지분 매각 압박은 52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이 계기가 됐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해 경영 체제를 개선하라고 행정지도했다. A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출자한 합작법인이다. 네이버 보유 지분이 일부라도 매각되면 경영주도권은 소프트뱅크로 넘어간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다른 나라 첨단 기업에 ‘자국의 사업권·경영권을 팔고 떠나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자국 안보의 최대 위협국으로 평가하는 중국을 대상으로 했지만, 일본은 우방국인 한국 기업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외교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크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동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경제안보’ 전쟁이 우리에게도 당장 발등의 불이 됐다는 사실이다. 우리로선 주요 선진국들이 사이버 보안이나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다른 나라 기업의 기술 발전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막고, 자국의 산업을 육성하려는 ‘신보호주의’ 확산에 특별한 대비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우리도 한국 시장에 진출해 많은 사용자들을 거느린 외국 기업의 플랫폼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선제적으로 면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이미 동영상, 메신저, 쇼핑, 검색 등 대부분의 국내 첨단 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미국·중국 등 외국 기업 플랫폼 지배력이 막강하다. 특히 최근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격적인 확장과 개인정보관리가 문제가 됐다.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한 첨단기술·서비스 규제라고 할 수 있는 ‘경제안보’ 전쟁은 나라의 존망이 달린 글로벌 경쟁의 핵심이다. 정부와 국회도 모든 행정과 입법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 계획 수립과 실행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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