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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궁근종 하이푸 시술, 산부인과 잡았더니 한방·가정의학과에서 늘었다
비전공과에서 급증세
“비급여 쳬계 개편해야”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하이푸 시술(고강도초음파집속술)이 비전공과인 가정의학과, 한방병원에서 증가하고 있다. 하이푸는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이다. 몇년 전까지 패키지 시술로 뭇매를 맞던 산부인과를 잡았더니, 엉뚱한 곳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손해보험업계(삼성·현대·KB·메리츠)에서 취합한 진료과별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현황에 따르면 산부인과에서 하이푸시술은 ▷2021년 531억9036만원 ▷2022년 291억1687만원 ▷2023년 235억3467만원으로 2년새 반토막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작 비전공인 한방병원과 가정의학과, 외과에서는 증가세로 나타났다. 한방병원에서는 3억6627만원에서 5억278만원으로 늘더니 작년에는 6억5901만원으로 2배 뛰었다.

가정의학과에서는 15억703만원에서 10억2998만원으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지난해 들어 13억3159만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외과에서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5억3273만원에서 6억1888만원으로 늘었고 작년에는 8억3853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푸 시술은 소위 ‘돈이 되는’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이다. 진료비 격차도 수십 배에 달한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한 의원 가격은 30만원을 받았지만, 경남 한 의원의 가격은 2500만원을 내야했다. 비용이 8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에 하이푸 시술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산부인과에서 패키지 시술을 하는 등 보험금 청구가 과도하게 늘어나 뭇매를 맞았다. 때문에 산부인과에서는 줄어들었는데 오히려 비전공과에서 늘어난 것이다.

실손보험 지출 상위 비급여 혼합진료 비율에서도 하이푸시술·맘모톰절제술 100%, 하지정맥류 96.7%, 체외충격파 95.6%, 도수치료 89.4% 등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궁근종 치료 등에 선택적으로 활용되는 수백만원의 하이푸 치료도 의사가 아닌 상담사가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묻고는 적극 권유하는 실정”이라며 “비급여 과잉 진료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자유롭게 가격을 책정하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과잉 의료행위가 필수의료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실손보험의 비급여 팽창으로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상당하다고 보고 대안을 고심 중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8일 실손보험 개선방향에 대해 “실손보험이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비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과다한 보상으로 보상체계의 불공정성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실손보험 보장범위를 합리화해 필수의료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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