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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업계의 대반전 카드 ‘A2’, 뭐가 다르길래? [푸드360]
서울우유, ‘A2 플러스(+)’ 출시…경쟁 본격화
소화 개선·가치 소비 장점…비싼 가격은 과제
서울우유 ‘A2 플러스(+) 우유’. 전새날 기자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우유업계 1위 기업인 서울우유가 신제품을 선보이며 ‘A2 우유’ 경쟁에 합류했다. 우유 소비 감소와 수입 멸균 우유와 경쟁으로 위기에 처한 낙농산업의 새로운 반전카드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오는 2030년까지 A2 원유 비율을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는 하루 평균 1900t(톤)의 원유 중 3%에 해당하는 50t을 A2로 생산한다. 앞으로 조합원의 모든 생산 라인을 A2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A2 우유는 A2 단백질만 보유한 제품이다. 우유 속 단백질은 주로 유청과 카제인 단백질로 구성된다. 카제인 단백질은 우유 단백질의 약 80%를 구성한다. 카제인 단백질은 세부적으로 알파, 베타, 카파 등으로 구분한다.

베타 카제인은 209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이다. 카제인의 25~35%를 차지한다. A1 베타 카제인과 A2 베타 카제인은 67번째 아미노산 하나가 다르다. 67번째 아미노산이 프롤린이면 A2, 히스티딘이면 A1이다.

원래 모든 젖소와 우유에는 A2 단백질만 들어있었다. 하지만 현재 유통되는 일반 우유는 A1과 A2 단백질이 섞여 있다. A1 단백질은 대량 교배 사육으로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면서 나타났다.

업계는 A2 우유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 그룹(IMARC Group)은 A2 우유가 올해부터 2032년까지 14.8%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 A2 우유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4억달러(약 19조원)에서 2032년까지 478억달러(약 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A2 우유는 소화가 잘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관련 연구를 진행한 김나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우유 섭취 후 중증도 이하의 불편감을 느끼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소화 개선과 장내 유익균 증가에 대한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 시험군을 늘려 A2 우유의 다양한 기능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우유와 달리 A2 우유에 유당이 있어 완벽한 소화를 어렵게 만든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락토프리 우유는 인위적으로 유당을 없애 우유 본연의 맛이 변한다는 점이 차이다.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서울우유 ‘A2 플러스(+) 우유’ 출시 행사에서 문진섭 조합장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제공]

A2 우유는 가치소비와도 연결된다. 유한건강생활이 수입해 판매하는 ‘초지방목’ A2 우유가 대표적이다. 초지에서 자유롭게 뛰놀며 사계절 풀을 먹고 자란 뉴질랜드 자연방목 젖소에서 얻은 우유라는 점을 강조한다. 윤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지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일반 우유 대비 비싼 가격은 과제다. 국내산 우유는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와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유제품의 완전한 개방을 앞두고 있어서다.

서울우유가 A2 우유를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고, ‘A2 플러스(+) 우유’ 신제품을 선보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신제품은 서울우유 전용목장에서 분리 집유한 100% 국산 A2 우유에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 원유와 EFL(Extended Fresh Life) 공법을 더했다. EFL 공법은 모유를 원심분리기로 두 번 돌려 세균과 미생물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은 “처음 조합장으로 당선됐던 2019년, 서울우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치열하게 고민했다”며 “그 결과 원유 자체를 변화시키기로 선택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 2020년부터 약 80억원을 투자해 A2 유전자원을 공급하고, 검사를 진행했다”며 “검증된 A2 젖소를 한곳에 모아 전용 목장을 만들어 탄생한 것이 A2+ 우유”라고 부연했다.

국내에서 A2 우유는 2018년 유한건강생활이 선보인 ‘뉴오리진 A2 우유’가 선도하고 있다. 유한건강생활은 호주 유가공 업체 ‘a2 밀크 컴퍼니’와 독점 계약을 맺고, A2 단백질 100% 제품을 수입해 판매 중이다. 해당 제품의 4년간 누적 판매량은 300만개를 웃돈다.

연세유업도 지난해 10월 ‘A2단백우유’를 출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연세유업은 직접 관리하는 전용 목장에서 수급한 원유 중 검사를 통과한 원유만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A2 단백질 유전자를 가진 젖소를 선별해 분리 집유하고 있다. 신제품은 출시 6개월 만에 3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서울우유답게 A2플러스' 출시회를 진행한 가운데 모델들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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