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란의 공격은 전략적 실수…이스라엘에 돌파구 열어줘”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명예회장 비판
“이스라엘도 이란 본토 공격하면 패착”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이후인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친 이스라엘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사상 최초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이란의 선택에 대해 ‘전략적 실수’라는 전문가의 평가가 나왔다.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문제로 궁지에 몰렸던 이스라엘에게 국제적 위상을 회복할 돌파구를 마련해 줬다는 측면에서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에 보복 공격을 가할 경우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 기획실장을 지냈던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명예 회장은 15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대담을 통해 “이란은 시리아와 이라크 같은 곳에서 대리 세력을 사용하는 오랜 전략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전환한 결정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이스라엘이 점점 더 고립되고 수세에 몰렸을 때, 미국과의 관계에서 최악에 이르고 유엔에서도 불리할 때 이번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했던 상황을 뒤엎었다”면서 “적들이 크나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을 땐 그들을 방해하지 말라는 나폴레옹의 격언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6개월에 접어들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기근과 보건위생 등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몰리고 이스라엘군이 구호 차량을 폭격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전쟁 피로감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퇴진 요구가 거세졌다.

하스 회장은 “이란의 공격은 지난 10월 7일처럼 이스라엘을 다시 불쌍한 희생자로 만들었고 이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구명줄을 던져준 셈”이라며 “게다가 이란은 가자지구와 달리 이스라엘을 단합시키는 이슈”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란은 헤즈볼라를 이용해 서안지구를 공격하는 등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보복 공격 직전에 미국 등에 미리 통보해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대해 하스 회장은 “군사적 대응이라기보다는 정치적 대응에 가까웠다”고 평가하면서 “강경파인 이란공화국 혁명수비대(IRGC)와는 다른 입장의 분파들이 전면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종종 합리적이지 않은 결정은 파벌 경쟁의 결과물인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스 회장은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에 대해 이란 본토를 공격하는 것으로 보복할 경우 이 역시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네타냐후 정부에게 ‘이란에 대응한다면 우리는 당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며 “극우파 등의 압박에 시달리겠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본토를 공격하는 것은 옳은 대응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친이란 무장정파나 이란 외부에 있는 핵심 인물에 대한 공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 기회에 이란 내 핵 시설을 제거해야 한다는 이스라엘 내 강경파의 목소리에 대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도처에 분산돼 있고 강력하게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파괴하지 못 할 것”이라며 이란으로부터 즉각적인 보복을 불러올 수 있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날 이스라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쟁내각은 다수의 보복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방위군에게 표적 명단을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보도는 “모든 선택지는 역내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이란에는 고통스러운 방식”이라며 “전시 내각은 이 선택지들 중에서도 미국 등 동맹이 반대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우디 좀머 텔아비브대학 정치학 교수는 “절제된 군사적 대응은 세계 무대에서 이스라엘에 보상을 가져다 줄 것이며 미국가 아랍 국가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