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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갯속’ 韓美 금리에 단기채권으로 유동성 챙기는 강남 부자들 [머니뭐니]
미국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에 불확실성 확대
자산가들 “방망이 짧게 쥐자”…시장 관망
“정기예금보다 수익 높은 단기채로 유동성 확보”
AI·반도체 관련 주식도 관심…ETF 분할매수 전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만기가 짧은 단기 채권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기예금보다 수익을 더 챙기면서도, 시장을 당분간 지켜보자는 판단에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 VIP 고객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횟수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3.5%를 기록하고 고용도 크게 증가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결정을 좌우하는 물가와 고용 지표의 견조한 흐름에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뒤로 미루고 연중 인하 횟수 전망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덩달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위축되고 있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의 강력한 경기·고용·물가 지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이연시키는 요인이자,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의 목소리가 힘을 얻기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금리 향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올 11월에는 미국 대선이라는 대형 이벤트까지 예정돼 있는 만큼, 강남의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방망이를 짧게 쥐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등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짜되, 듀레이션(잔존만기) 2년 이하의 단기채 선호가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금리 인하가 지연될수록 만기가 긴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에게는 불리하기 때문이다.

하영미 하나은행 강남파이낸스PB센터 Gold PB부장은 “현금 100억원 이상 보유한 고액 자산가들은 미국 국채, 올해 만기인 저쿠폰 채권 중심으로 투자하면서 정기예금보다는 높은 퍼포먼스를 내고 절세 혜택도 볼 수 있는 보수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며 “변동성 장세 탓에 시장을 지켜보면서 초단기, 단기 채권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팀장은 “3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을 넘으며 경기 확장 전망이 커졌다. 장기채는 지양하고 단기채, 중기채 위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자산가들도 금리가 예상보다 쉽게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정기예금보다 수익이 좋은 단기채권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증권과 관련해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주식 선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관련 산업에 투자하면서도 리스크를 낮출 수 있도록 상장지수펀드(ETF)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도 꾸준히 수요가 있다고 한다.

박 팀장은 “금리가 내리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성장형 주식, 빅테크 기업들이 수혜를 보는데, 금리 인하가 지연되더라도 실적 전망이 좋아지고 있는 미국의 AI, 반도체 관련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자산가들 역시 공격적 자산으로는 미국 중심 펀드를 담고 있다”고 했다.

한 시중은행의 자산관리(WM) 담당 임원은 “최근 고액 자산가들은 단기채 중심의 채권 선호가 계속되는 가운데, AI나 유망 산업 관련 주식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기준금리 추이, 미·중 갈등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전략을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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