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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총리보다 힘센 부총리?…‘허리펑계’, 中 경제기관 장악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에 심복 옌펑청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 내 경제 권력 구조에서 허리펑 부총리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은 12일 허 부총리 권력이 공산당과 국무원에서 리창 총리에 버금갈 정도로 커지는 가운데 이번엔 허 부총리 직계인 옌펑청이 중앙재정경제위원회(중앙재경위) 판공실 부주임으로 임명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으로 있던 시절 부하였던 옌펑청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당 중앙재경위는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끈다.

리 총리는 중국 금융 관련 정책을 결정·조율하는 당 중앙금융위원회 서기를 겸임하고 있으나, 이 위원회는 구조상 중앙재경위의 지휘를 받게 돼 있어 자율성은 크지 않다.

그마저도 중앙금융위 판공실 주임을 겸임하는 허 부총리의 견제를 받는 구조다. 허 부총리는 중국 내 금융시스템 전반에 걸쳐 당의 정치·사상·문화·기율을 담당하는 기구인 중앙금융공작위원회의 서기를 맡아 중앙금융위를 감독하는 위치에 있다.

명목상 리 총리가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최고 권력 7인에 해당하는 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으로 높은 직급이지만, 그 아래 단계인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원 겸 국무위원급인 허 부총리의 견제를 받는 셈이다.

리 총리가 2000년대 초반 당시 시진핑 저장성 당서기를 보좌했던 인물로 여전히 큰 신임을 받고 있으나, 시 주석이 권력을 위임하되 견제 구조를 유지할 목적으로 허 부총리 영향력을 키워 감독·견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각종 경제·안보 이슈로 서방과 갈등하고 대립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위기 장기화와 수출 부진 등 경제적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1인 체제가 초래할 오판을 줄이기 위해 일정 수준의 권력 분산과 견제를 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는 달리 시 주석은 리커창 전 총리에 대해서는 실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수준으로 견제·압박을 한 바 있다.

시 주석은 1·2기 집권기(2012∼2022년)에 류허 부총리와 직접 소통해 중국의 주요 경제 정책 결정을 함으로써 리커창 총리를 사실상 식물 총리로 만들었다.

시 주석이 ‘정적’이었던 리커창 전 총리를 상대로 해선 권력 무력화를 목적으로 했다면 리창 총리를 향해선 권력 분산·견제에 방점을 둔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 부총리는 광둥성 출신으로, 1980년대 시 주석이 샤먼시 부시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샤먼시 정부 판공실 부주임으로 일하며 인연을 맺어 4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온 경제 분야의 핵심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 멤버로 꼽힌다.

샤먼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재정학 전공)를 받은 허 부총리는 수력발전소 근로자는 물론 지방과 중앙의 경제 관료, 각종 외교무대 배석자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갖췄다.

2014년 발개위 부주임을 거쳐 2017년 장관급인 주임으로 발탁돼 중국 거시 경제 정책을 총괄했다. 시 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했다.

허 부총리는 최근 중국을 찾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중국산 전기자동차·태양광 패널 등의 공급 과잉 문제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SCMP는 작년 10월 허 부총리가 전임자인 류허로부터 당 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 자리를 넘겨받으면서 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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