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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의 역작 올리브영, FI 자금 1360억원이 성장 비결이라고? [딜있슈]
옴니채널 구축, 디지털라이제이션 투자
20대 여성 80% 사로잡은 마케팅
비교기업 PER 활용 밸류 ‘6조’ 성큼
CJ 승계, 글랜우드PE 투자 성과 ‘윈윈’
CJ올리브영 강남타운점 [CJ올리브영 자료]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CJ그룹 정체성의 근간인 엔터테인먼트, 식품 등 핵심 사업이 고전하고 있다. 그런데 유일하게 성공가도를 달리며 '돈 버는' 계열사가 있다. 국내 대표 헬스&뷰티(H&B)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고객에게 일관된 편의성을 제공하는 곳이다.

대한민국 20대 여성 10명 중 8명은 이 플랫폼에 탑승해 있다. 플랫폼에서 구매는 기본, 각종 생활용품의 정보를 공유하는 창구로도 활용한다. 바로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의 이야기다. 수도권 곳곳에서 발견되는 올리브영은 매장에 입장한 고객은 빈손으로 내보내지 않는 매력을 장착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매출액은 4조원 고지를 바라본다.

올리브영이 CJ그룹의 역작으로 극찬 받기까지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2020년 CJ그룹 지배주주는 세대교체를 고민하던 시기 올리브영 지분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당시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올리브영 투자금 유치도 기대했다. 올리브영에는 오너 일가 개인 지분이 담겨 있어 그룹에서 역점 계열사로 키워 승계에 활용하기에 최적화된 상태였다.

4년 전 투자 유치 당시 IMM프라이빗에쿼티(PE), JKL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쟁쟁한 경쟁사를 제치고 승기를 잡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는 올리브영 신주 인수에 총 1360억원을 투입했다. 올리브영은 FI 자금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성장을 보여준 모범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B2C에 강한 글랜우드PE, 구창근 대표와 지향점 일치=올리브영이 투자 유치를 진행했던 2020년은 팬데믹에 뒤덮였던 시기다. 주력 제품이 화장품인 올리브영은 영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기에 색조 화장품 판매는 저조했다. 글로벌 H&B 업체 세포라는 물론 롯데의 롭스, GS의 랄라블라 등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영업도 올리브영엔 부담 요소였다.

대외적 상황 탓에 올리브영의 밸류는 투자자가 수용할 만한 수준에서 결정돼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올리브영은 오너가 보유한 구주 약 2700억원, 신주 1360억원을 합해 총 4060억원의 투자에 성공했다. 신주 발행가 기준 올리브영의 포스트 밸류(Post money Value)는 1조8360억원이다.

당시 글랜우드PE는 22.56% 지분을 확보해 올리브영 2대주주로 올라섰다. 2018년 편의점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롯데그룹과 접전을 펼치며 유통 분야 사업 역량을 보여줬으며 동양매직(현 SK매직) 투자와 밸류업, 회수를 통해 B2C 사업에서 성과를 올린 상태였다. 올리브영 투자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동하는 옴니 채널 구축, 바이럴 마케팅 강화를 성장 모멘텀으로 설정했다.

글랜우드PE 합류 당시 올리브영 CEO였던 구창근 대표는 글랜우드PE와 지향점이 일치했다. 구 대표는 FI 자금을 활용해 디지털라이제이션에 적극 투자했다. 올리브영 앱에 고객 리뷰는 급증하고 단숨에 화장품 리뷰 업체 1등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에 '오늘 드림'이라는 배송 서비스도 선보였다. 올리브영 매장이 입점해 있는 건물의 공실을 물류 창고로 활용하고 근거리 배송의 특성을 살려 CJ대한통운의 역량을 공유하며 비용 효율에도 성공했다.

구 대표는 현재 CJ ENM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올리브영 성장의 구심점으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그를 이어 올리브영 CEO로 발탁된 이선정 대표는 MD 커리어를 살려 고객의 수요를 간파해 외형과 수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올리브영의 연결 매출액은 3조8682억원, 순이익은 3606억원을 기록했다. FI를 물색했던 2020년과 비교하면 각각 106%, 512% 증가했다.

▶다시 CJ에 온전히 안기는 올리브영, 시장 밸류는 '6조' 거뜬=올리브영 열풍에 글랜우드PE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도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부터 줄곧 제3자 대상 지분 매각 이야기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흘러 나왔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증시 입성도 선택지 중 하나였지만 글랜우드PE나 지배주주 모두 상장하기엔 아쉽다고 여긴 모습이다. IPO를 진행하면 몸값에 할인 프리미엄을 적용해야 하는 만큼 당장 '제값' 받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글랜우드PE의 지분율이 22.56%로 높아 처분 역시 간단하지 않다. 상장 전에 일부 매각하든 상장 이후 장외매각에 나서든 할인 적용은 피할 수 없다.

국내외 상장사 가운데 올리브영의 대표적인 비교기업으로 미국 울타 뷰티(Ulta Beauty)가 있다. 나스닥 상장사로 2월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7배 정도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순이익 3606억원에 울타뷰티 PER 멀티플을 단순 대입하면 예상 몸값은 6조원대를 훌쩍 넘는다.

글랜우드PE의 엑시트 고민에 CJ그룹이 해결법을 찾은 모습이다. 재매각을 예상했던 시장과 달리 올리브영은 다시 CJ그룹 품에 온전히 안길 가능성이 열렸다.

글랜우드PE 보유 지분의 절반은 올리브영이 자체 유보금을 활용해 자기주식(자사주) 형태로 매입을 준비 중이다. 나머지 절반은 CJ가 되살 수도 있으며 국내 기관을 상대로 매각할지 검토하는 단계로 파악된다.

이번 거래에서 올리브영의 지분가치는 3조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 역시 적정 평가가치에 일부 디스카운트가 적용됐다. 글랜우드PE는 이번에 7800억원가량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자 원금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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