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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마트 ‘밀가루값 인하’ 동참
라면업체 “고정비 부담 여전” 난감

국제 곡물가격 하락으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이 소비자용(B2C) 밀가루 가격을 인하한 가운데 편의점을 시작으로 유통업체들도 순차적으로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식품기업이 사용하는 B2B(기업 간 거래) 밀가루 가격 인하 가능성이 논의되면서 라면을 비롯한 주요 가공식품 가격에도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3종 가격을 평균 6.6% 인하한 CJ제일제당 결정에 따라 편의점GS와 CU에서는 전날부터 내린 가격을 적용했다. GS25와 CU는 CJ중력밀가루 1㎏ 2600원을 2500원으로, 2.5㎏ 5100원을 4900원으로 낮췄다. 세븐일레븐은 3일부터 CJ 백설다목적밀가루 1㎏을 2600원에서 2500원으로 인하한다.

대형마트도 이런 추세에 합류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CJ제일제당 중력밀가루 1㎏을 1900원에서 1840원으로 낮췄다. 이마트는 물가 안정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1710원까지 행사가로 제공했다.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 1㎏을 1일부터 1840원에서 1790원으로 인하했다.

홈플러스 또한 1일부터 3개 업체 총 6품목의 밀가루 가격을 평균 4.4% 낮췄다. 대표적으로 삼양사 큐원 중력분 3㎏을 5190원에서 4650원으로, CJ 중력분 2.5㎏을 4600원에서 4420원으로 가격 인하했다.

앞서 정부는 국제 곡물가 하락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2월 곡물가격지수는 113.8로,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170.1) 대비 33.1% 떨어졌다. 팜유, 대두유 등 유지류 가격지수는 2022년 3월 251.8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2월 120.9로 급감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송미령 농축산식품식품부 장관이 경기 평택시 오뚜기 포승공장을 찾아간 이후 오뚜기는 식용유 제품가격을 4월에 평균 5% 내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라면 등 타 식품업체는 정부의 가격 인하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2일 열린 농심 주주총회에서 신동원 회장은 “밀가루 한 품목만으로 라면 가격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단행한 가격 인하가 이미 부담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해 6월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방송에 출연해 ‘라면값 저격’ 발언을 한 이후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은 잇달아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식품업체들은 밀가루 가격 인하와 관련해 기업의 주력 품목과 사업에 따라 인하 여력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라면업체의 경우 원재료 가운데 밀가루 비중은 20~30%로 알려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위축으로 내수 쪽 영업이익이 악화됐다”며 “해외 사업으로 잘 버티는 회사도 있지만 영업이익이 1~2%대로 버티는 업체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에너지비용, 인건비 등 고정비용 부담이 여전한데 2년 연속 가격을 내리는 어렵다”면서 “작년에 가격 내린 품목을 자세히 보면 대표 제품이 빠지거나 일부 품목만 내리는 등 ‘보여주기식’ 가격 인하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베이커리 등 빵값 인하도 미지수다.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SPC 또한 현재 별도의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실제 파리크라상의 2022년 기준 영업이익은 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가까이 떨어졌다. 작년에도 0%대 영업이익이 전망되고 있다. SPC 관계자는 “각종 에너지 비용과 세금, 상하수도비,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오르기만 한다”면서 “갈수록 부담만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희량·박병국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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