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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심 버려”“관리 안하냐”…전공의들, 휴학 안한 의대생 ‘마녀사냥’
의료계 집단행동 동참 않는 의대생 향한 ‘따돌림’
특정 학생 개인정보 공유하며 ‘마녀사냥’ 하기도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 한 강의실에서 교수와 의대생들이 이달 중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이날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정책에 반대하는 의료인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과대학생들을 향한 집단 괴롭힘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전공의들은 휴학에 동참하지 않고 수업을 듣는 의과대학생의 개인 정보를 공유하거나, 유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의사·의료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모두의 화력 집중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일부 의과대학교의 녹화 강의와 출석이 시작했는데, 한 사람이 출석을 진행하고 있어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점을 지적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해당 수업을 듣고 있는 OO학번 A 학생을 향한 ‘개인정보’와 함께 비판이 담겼다. 해당 글 작성자는 “OO아, 능구렁이처럼 넘어가서 될게 아니다”라며 “제발 이기적 본성 좀 버려라 XX, 대가리 깨졌나”라고 비판했다.

게시글 댓글에서는 해당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이들의 수위 넘는 막말과 비판도 쏟아졌다. “OO대 후배 관리 안 하냐”, “XX”, “성이랑 이름 다 말해라”, “미친X”, “나대지 마라”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다생의’(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커뮤니티)에는 ‘의대협(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과 각 학교에 요구합니다’라는 내용의 긴급 성명을 올리며 ‘마녀사냥’을 멈추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에도 역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을 ‘배신자’라며 따돌리는 행위를 중단하고 복귀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다생의는 “전체주의적인 조리돌림과 폭력적 강요를 중단하라”며 “일부 학교에서 복귀를 희망하거나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 학년 대상 대면 사과 및 소명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개인의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단체행동에 동참할 것을 협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 기명 투표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의대협에 의대생 동맹 휴학 결정 전 실시한 전체 학생 대상 설문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다생의는 “의대 사회에서는 의료 정책에 대한 건설적인 토론의 장은 사라지고, 오직 증원 반대를 위한 강경 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구성원을 반역자로 여기며 색출을 요구하는 분위기만이 압도하고 있다”며 “기명 투표를 포함해 불참자에게 연락을 돌리는 등의 전체주의적 관행이 바로잡히지 않는 한 지금의 휴학은 자율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다생의’(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커뮤니티)에 올라온 동맹 휴학이 강제되고 있다는 의과대학교 학생의 글. 다생의 SNS 갈무리.

아울러 “의대협에서 동맹휴학 참여 의사를 묻는 질문이 포함돼 있었는데, 일절 설명 없이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은 동료들이 어떠한 의견을 갖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고, 의대협의 동맹 휴학 방침에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와 근거가 있는지 확인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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