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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AI로 알츠하이머·암 정복 나선다
美잭슨랩과 AI 활용해 원인규명
진행과정 분석·치료효과 예측도
LG ‘엑사원’에 잭슨랩 자료 학습
의사에 조언하는 AI 모델도 도전
박용민(왼쪽부터) LG AI연구원 헬스케어 사업 담당, 이화영 LG AI연구원 사업개발 유닛장,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 론 카돈 잭슨랩 CEO, 폴 플리첵 CDO, 찰스 리 유전체 의학 연구소장이 AI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 [LG 제공]

LG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인류가 오랫동안 정복하지 못한 알츠하이머와 암의 원인규명에 나선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비영리 유전체 연구기관인 잭슨랩(JAX)과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원인 및 진행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미국 코네티컷주에 위치한 잭슨랩은 노벨상 수상자를 20명 배출한 세계 최고 수준의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이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실험용 쥐를 직접 설계 및 생산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에도 잭슨랩의 유전자 변이 쥐가 사용된 바 있다. 잭슨랩의 유전자 변이 쥐가 없으면 난제 연구가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양사는 LG의 생성형 AI ‘엑사원(EXAONE)’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주기별 연구자료를 학습시켜 질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잭슨랩은 질병 관련 다양한 유전적 변이와 돌연변이 유전자 등 방대한 양의 연구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LG의 AI 기술과 결합할 경우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론 카돈 잭슨랩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과 유전체학이라는 양사의 고유 강점을 잘 활용해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암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활약할 AI 모델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고비용의 특수검사를 하지 않고 병리 이미지만으로 암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모델’과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하는 ‘새로운 대화형 생성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AI를 통해 암 분야에서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시험과 임상 시험에 이르기까지 개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양사가 협업해 개발한 AI 모델들이 유전자 변이에 따른 개인별 맞춤 치료가 가능한 정밀 의료시대를 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가 지난해 7월 선보인 ‘엑사원 2.0’ 모델은 특허, 논문 등 약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했다. 기존 모델 대비 학습 데이터 양을 4배 이상 늘렸다. 현존 전문 지식 데이터의 상당수가 영어로 돼 있는 점을 고려,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Bilingual) 모델로 개발됐다.

기존 언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Inference) 처리 시간은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 언어와 이미지 간의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멀티모달 모델은 이미지 생성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 모델 대비 메모리 사용량을 2배 늘렸다. 동시에 추론 처리 시간을 83% 단축해 약 66%의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엑사원은 ‘전문가 AI’ 서비스 기반의 3대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 ▷디스커버리(Discovery) ▷아틀리에(Atelier)로 구성된다.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인 ‘엑사원 유니버스’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믿고 정보를 탐색하며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플랫폼으로, 신소재·신물질·신약 관련 탐색에 적용된다. 이번 잭슨랩과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인간에게 창의적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플랫폼으로, 이미지 생성과 이해에 특화됐다. LG AI연구원은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AI와 함께 바이오·클린테크를 미래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LG의 신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을 방문해 바이오, AI 분야 미래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하며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바이오 사업의 미래 가능성을 강조한 바 있다.

LG AI연구원은 2022년 환자의 유전 정보와 암 세포의 돌연변이 정보를 이용해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항원 예측 AI 모델’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신약신소재·신물질 개발하는 생성형 AI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대중에게 공개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 AI연구원은 AI를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며 “LG의 미래성장 동력인 바이오 분야에서 AI 기술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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