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군·구 70%가 ‘쿠세권’…대만서 3호 물류센터 예정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쿠팡이 국내외 물류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전국을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으로 만드는 동시에, 대만 등 해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부다.
5일 쿠팡이 최근 3년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쿠팡이 국내를 비롯해 미국, 대만 등 해외에 소유하고 있거나 임차 중인 물류·풀필먼트 관련 부동산 면적은 511만㎡(약 155만평)에 달했다. 축구장 700개를 합친 것보다 더 넓은 크기다.
쿠팡의 물류 관련 부지는 2021년 말 390만㎡, 2022년 말 437만㎡으로 2년 만에 31% 확장됐다.
쿠팡은 물류 혁신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외 이커머스 사업의 성장판을 키웠다.
국내에서는 2014년 로켓배송(주문 다음날 배송) 시작과 함께 국내 물류 인프라에 본격적으로 투자했다. 현재까지 투입한 비용만 6조원이 넘는다. 이 과정에서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곳 이상의 물류센터를 세우며 ‘쿠세권’을 늘렸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쿠세권은 전국 260개 시군구 중 70%인 182곳에 달한다. 쿠팡은 인구감소 지역(관심 지역 포함)인 강원 강릉·동해·삼척과 경남 통영·사천, 경북 안동·영천·영주·경주,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충남 공주·논산·보령·예산, 경기 가평 등 16곳에서 로켓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경남 거제·진주와 전남 순천·여수·목포·나주, 충북 음성·증평·진천 등 지방의 여러 시군구 지역에서도 로켓배송을 제공하면서 읍면동 단위로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쿠팡카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산골짜기에 있는 마을로 배송을 나가고 있다. [쿠팡 제공] |
해외에서도 물류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로켓직구·로켓배송을 개시한 대만에서는 두 개의 풀필먼트센터를 운영 중이다. 작년 11월 북서부 타오위안시에 문을 연 두 번째 풀필먼트 센터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반의 다양한 자동화 기술을 적용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세 번째 풀필먼트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남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등지에서 물류센터를 가동 중이다.
물류 혁신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쿠팡은 작년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매출액도 3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쿠팡 활성고객(분기에 한번 이상 제품을 구매한 고객)은 2100만 명으로 전년 동기(1811만 명)보다 16% 늘었다. 같은 기간 1인당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오른 312달러(약 41만1600원)으로 집계됐다. 대만에서도 폭넓은 상품군과 합리적인 가격, 빠른 배송 등에 현지 소비자가 호응하며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수 1위에 올랐다.
쿠팡은 앞으로도 물류 인프라를 확장하는 동시에 효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청사진이다. 저장 용량을 늘리고 배송 시간을 단축하며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동시에 주문량 예측, 창고관리, 배송네트워크 최적화 등 주문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AI 기반의 혁신적 풀필먼트 서비스를 키울 계획이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새로운 역량 이니셔티브인 로켓배송의 성공의 혜택을 누리고 있고 방대한 기술과 프로세스, 지식 등을 활용해 새벽배송과 같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점진적인 이니셔티브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