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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테무, 40대가 주고객…‘다이소 세대’ 잘파까지 넘본다 [中 이커머스 공습]
알리·테무, 3040세대 비중 절반 넘어…‘가성비’ 소비 통해
‘품질 불신’ 여전…알리 ‘A.Fasion’ 등 잘파 세대 공략 고심

[헤럴드경제=김벼리·박병국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3040세대를 중심으로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1020세대, 소위 ‘잘파’ 세대까지 포섭하기 위한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전개 중이다.

25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전 연령대 중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층은 3040세대였다. 2023년 1년간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자 중 304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53.6%에 달했다. 30대와 40대 비중은 각각 26.8%로 공동 1위였다. 그 뒤로 20대가 21.8%, 10대 이하는 11.8%였다.

테무 이용자는 상대적으로 40대에 더 쏠렸다. 3040세대 비중은 50.5%였는데, 그중에서 40대가 29.9%로 30대(20.6%)보다 9.3%포인트(p) 높았다. 그 다음에는 50대가 18.4%였고, 20대와 10대 이하는 각각 16.1%, 11%에 그쳤다.

업계는 3040세대가 중국계 이커머스를 주로 사용하는 배경에 ‘가성비’ 소비가 있다고 분석한다. 가치가 있으면 비싸더라도 망설임 없이 구매하는 ‘가심비’ 소비를 하는 젊은 층은 굳이 초저가를 내세운 중국 이커머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가정을 꾸린 3040세대는 저렴한 제품에 더 쉽게 마음을 연다는 얘기다.

실제 중국 이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공통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꼽았다. 두 아들을 둔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작년에 우연히 테무를 이용한 뒤로는 계속 테무만 쓰고 있다”며 “특히 요즘 아이들 장난감 가격이 너무 비싸 사기 어려웠는데 이제 테무에서 저렴하면서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종종 사주고 있다”고 했다.

구매 자체를 하나의 취미거리로 삼는 소비자도 있다. 꼭 필요한 제품은 국내 이커머스를 이용하고, 필요하진 않지만 흥미를 끄는 제품을 부담없이 주문하는 식이다. 직장인 김모(29) 씨는 “가격이 저렴해서 알리익스프레스를 쓰고 있다”며 “특히 품질보다는 제돈 주고 사기는 아까울 때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는 캠핑용 장작 집게를 1500원 주고 샀는데 쿠팡에서 사면 배송료를 포함해 6000원”이라며 “1500원 버리는 기분으로 샀는데 품질이 크게 다르지 않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김모 씨도 “유튜브에서 중국산과 국내산 마사지 기기를 비교하는 영상을 보고 바로 구매한 적이 있다”며 “평소 마사지 기기를 살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고 영상을 보고 흥미가 생겨 재미 삼아 구매했다”고 말했다.

다만 품질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50대 조모 씨는 “옷을 사려고 알리익스프레스를 봤는데 특정 제품의 로고 방향이 다른 식으로 어색한 짝퉁 제품이 여전히 많다”며 “체스트 백을 2000원 주고 산 적이 있는데 어깨끈 제봉이 박살나서 쓸 수 없었다. 10번 정도 클레임을 걸어서 겨우 환불을 받았다”고 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협업한 패션 유튜버 ‘멜로우’ 방송 화면. [멜로우 유튜브 채널 캡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장기적으로 품질을 관리하며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여나가는 전략을 고민 중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1020세대 젊은 층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앞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3월 선보인 ‘A.Fashion’이 대표적인 사례다. 패션 전문관으로 A.Fashion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모두 무료배송과 무료반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MZ세대를 겨냥해 국내 유명 국내 패션 판매자들을 입점시키고, 유튜버와 협업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22만 구독자를 보유한 패션 유튜버 ‘LPD’와 첫 크리에이터샵 협업을 진행했다. 올해는 19만 구독자를 보유한 패션 유튜버 ‘멜로우’와 손잡고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테무에서 옷을 종종 사는 2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테무깡’이 떠서 앱을 깔았는데 ‘2개 사면 3개 무료’ 이런 식으로 이벤트를 하길래 여러 벌을 샀다”며 “입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고, 에이블리 지그재그에서 파는 옷이랑 다를 게 없었다”고 했다. 특히 “사보면 90% 정도는 맘에 든다”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는 품질 이슈를 해소해야 진정한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전모(27) 씨는 “아직 중국 이커머스에서 옷을 산 적도 없고, 지금 상태라면 앞으로도 살 계획은 없다”면서 “보세 옷도 언뜻 디자인이 같아 보여도 자세히 보면 질이 다른데 저렴한 중국산은 확실히 질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디자인만 카피해서 더 싸게 판매하는 점이 괘씸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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