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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드맨’ 김희애 “연기 40년? 그만두고 싶었다”[인터뷰]
영화 ‘데드맨’서 정치 컨설턴트로 변신
“연기 롱런 비결? 멈추지 않는 꾸준함”
[콘텐츠웨이브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기존에 보지 못했던 소재를 다뤄서 신선했어요. 심 여사란 인물도 기존에 주로 남자가 할 법한 역할인데 파워풀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배우 김희애는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 ‘데드맨’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 7일 개봉한 ‘데드맨’은 바지사장 세계에서 잘 나가던 만재(조진웅 분)가 1000억 원의 누명을 쓴 채 ‘죽은 사람’으로 살다가 자신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희애는 만재를 돕는 정치 컨설턴트 심 여사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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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심 여사란 인물이 김희애가 넷플릭스 시리즈 ‘퀸메이커’에서 맡았던 황도희 역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희애는 이에 대해 “결이 완전히 다른 인물”이라고 답했다.

“정치 컨설턴트라는 직업은 같지만 캐릭터로선 다른 인물이에요. ‘퀸메이커’의 주인공은 대기업의 해결사로 일하다가 나락으로 떨어져 복수의 의미로 정치 컨설턴트가 된 반면, 심 여사는 서사 없이 한 번에 파워풀하게 정치판을 쥐락펴락하죠.”

영화는 인간의 이름값에 대한 책임감을 묵직하게 다룬다. 김희애 역시 이번 영화를 통해 이름값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다고 했다.

“이름 자체가 그 사람이니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겠죠. 명예 같은 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름의 중요성은) 공기처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진짜 중요한 것이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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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봉준호 감독과 영화 ‘괴물’의 각본을 공동 집필한 ‘봉준호 키즈’ 하준원 감독의 입봉작이다. 하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장장 5년 동안 바지사장 세계를 직접 취재해 대본을 썼다. 김희애는 하 감독에 대해 겸손하고 순수한 감독이라고 평했다.

“감독님은 연출에다 글까지 잘 쓰시는데 참 겸손하세요. 작품에 임할 때도 흥행 여부를 따지기 보다 선한 맘으로 우직하게 자료를 조사하고 순수하고 착한 맘으로 작품을 쓰시죠. 그러니 이렇게 좋은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구나 생각했어요.”

반면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조진웅에 대해선 곰돌이 같은 자신의 둘째 아들과 비슷한 느낌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조진웅 씨는 되게 친근하지만 수줍음이 있는 배우에요. 뭔가 모르게 친근해요. 아무리 (진웅 씨가) 잘못을 해도 한 번씩 웃게 되면 모든 게 용서될 것 같은 매력이 있어요. 곰돌이과인 저희 둘째 아들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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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앳된 여고생이었던 시절 의류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김희애는 2년 뒤 영화 ‘스무해 첫째날’로 본격적으로 연기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어느덧 배우 생활을 한 지 올해로 40년을 맞았다. 결혼과 육아로 일부 공백기도 있었지만 김희애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는 정작 “연기 생활을 오래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20대 땐 (연기를) 그만두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일을 시작해서 사람한테 치이고 친구들과 놀지도 못해서 일하는 걸 즐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운이 좋았구나 느끼고 있어요.”

그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오랜 연기 생활을 가능하게 한 비결로 ‘멈추지 않는 꾸준함’을 꼽았다. 공백기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커리어에 보이지 않는 시행착오가 나름대로 있었어요. 그때마다 심플하게 생각하고 하나씩 넘기면서 여기까지 왔죠. 어떤 커리어라도 멈추지만 않으면 계속 가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그만둔 사람 혹은 실패한 사람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쉬더라도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해요. 실패도 한 과정이거든요.”

40년 간의 연륜을 쌓았지만 김희애는 여전히 배우로서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김희애와 캐릭터 사이에서 1부터 10까지 있다면 제가 완전히 버려지는 10의 상태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어떤 캐릭터든 완전히 100% 몰입돼 김희애는 완전히 사라지도록 말이죠.”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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