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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싸도 개취면 삽니다, 패션 대기업보다 ‘스몰 브랜드’ [요즘 유행, 인디 혁명]
대학내일, 2024 트렌드 키워드로 ‘트라이브십’
개인의 취향·관심사 세분화…같은 집단과 공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담은 우려…유행도 짧아

[헤럴드경제=전새날·김희량 기자]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인 시대’.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최근 거대한 하나의 트렌드보다 여러 갈래의 아주 작은 트렌드가 소비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내일이 2024년 트렌드 키워드로 ‘트라이브십(Tribeship)’을 꼽은 이유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Z세대 트렌드 2024’에 따르면 작고 분명한 취향, 관심사, 라이프스타일 등 개인 지향성이 점차 세분화하고 있다. 대학내일은 이러한 소비자의 모습이 분명하고 뾰족한 단일 DNA로 연결된 하나의 ‘작은 부족(트라이브, Tribe)’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뷰패션 업계도 고객이 더 이상 기업의 규모를 보고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개인 사업자부터 중소기업까지 규모가 매우 작은 곳에서 운영하는 브랜드가 연이어 성공을 거두고 있어서다. 이른바 '개취'라 일컫는 개인의 취향에 맞춘 ‘스몰 브랜드’로 향하는 소비자는 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뷰티와 패션 분야에서는 스몰 브랜드의 소비 증가가 더욱 눈에 띈다. 뷰티와 패션 자체가 타인에게 그대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제품에 비해 비교적 유행 주기가 짧은 이유이기도 하다.

직장인 김민하(25) 씨는 “뷰티나 패션 제품을 구매할 때 보는 것 중 하나는 브랜드가 가진 ‘감성’”이라며 “무채색의 차분한 느낌을 ‘힙’하다고 생각해 그런 분위기를 추구하는 브랜드를 위주로 소비한다”고 말했다.

스몰 브랜드의 인기는 매출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블로그 마켓에서 시작한 패션 브랜드 ‘마뗑킴’은 2022년 매출 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2배인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대중성이 높은 유명 브랜드보다 인지도는 다소 부족하더라도 매출은 이에 못지않게 높다.

패션 브랜드 마뗑킴 2024 SS 룩북. [무신사 제공]

대학내일은 결국 소비자와 트라이브를 형성한 브랜드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짚었다. 관심사를 교류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이끄는 힘, 바로 ‘트라이브십(Tribeship)’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각자의 삶이 더욱 개인화하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상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주류에 속하는 브랜드를 따르지 않고, 자신과 맞는 브랜드를 찾아내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공유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다만 스몰 브랜드의 본격적인 유행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품종 소량 생산을 할 경우 원가 요인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가격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기호에 따라 무조건 소비하려는 모습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몰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각 브랜드만의 명확한 가치관을 꾸준하게 보여줄 필요성도 거론된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같은 취향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스몰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와 얼마나 차별화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일반적으로 뷰티와 패션의 유행 주기가 짧은 만큼, 대체 가능성이 있다면 소비자는 언제든 다른 브랜드를 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자리 잡은 뷰티 브랜드 힌스(hince) 매장. 전새날 기자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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