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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 "봉준호 감독 덕 한국어 영화 인기"
시간·장소의 변화…연극보단 영화가 나아
“모국에서 내 작품 상영해 영광이다”
[CJ ENM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미국인이면서도 캐나다인이고, 또 한국인이기도 한 제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반영됐습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연출한 한국계 셀린 송 감독은 6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게 된 자신의 작품을 이렇게 소개했다.

지난해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제58회 전미 비평가협회 작품상을 비롯한 각종 상을 휩쓸었다. 오는 18일 열리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남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 오리지널 각본상 후보로 낙점됐고, 다음달 열리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남녀가 20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유태오와 한국계 미국 배우 그레타 리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

"굉장히 개인적인 영화에요. 제 안엔 한국인, 미국인, 캐나다인 면이 있지만 한국 배경과 한국어가 많이 반영됐어요. 영화를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영화를 찍고 과거를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한국적인 철학이나 이데올로기도 깊이 들어간 영화인데, 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 생각해요."

송 감독은 전세계가 '패스트 라이브즈'에 공감하는 이유에 대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통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봤다.

"이민자라는 정체성은 한국의 정체성과 연결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어요. 이사하거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생각이죠."

다만 그는 그의 첫 연출작이 전세계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배경엔 봉준호 감독의 작품 '기생충'의 인기 덕분이라며 봉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어가 많이 들어간 영화인데 해외가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주고 있어요. 이는 '기생충'이 길을 열어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기생충'은 너무 위대하고 좋은 영화에요. 물론, K-팝과 K-드라마도 그런 길을 열어줬고요."

영화가 '인연'이란 개념을 다루는 것에 대해 그는 "다중우주를 넘나드는 판타지의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도 여러 시공간을 지나면서 신기한 순간이나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선 '인연'이 누구나 아는 단어지만, 이 영화로 해외 분들도 인연이란 단어를 많이 알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CJ ENM 제공]

한국에서 태어나 열두살에 캐나다로 건너 간 송 감독은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대학원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이후 연극계에서 극작가로 활동하며 '패스트 라이브즈'를 구상하다 돌연 영화계로 진로를 바꿨다.

"작품의 이야기를 영화로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했어요. 두 대륙을 가로지르고 수십 년 시간의 흐르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비주얼적으로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패스트 라이브즈'는 국내에서 다음 달 6일 개봉한다. 송 감독은 국내 개봉에 대해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제가 태어나 열두 살까지 자란 한국에서 '패스트 라이브즈'가 개봉하는 게 너무 영광스럽고 기뻐요. 빨리 한국에 가서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 어떻게 봐주실지 너무 긴장되고 설레네요."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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