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모피가 다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물권 보호 흐름에 맞춰 최근 패션업계에서도 모피 퇴출이 잇따랐지만, 지난해 크게 유행한 이른바 ‘미니멀리즘’의 반작용으로 오늘날 커다란 모피와 과감한 액세서리, 광택 가죽 등을 위시한 스타일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다.

최근 틱톡 등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등장해 마피아 조직원처럼 보이도록 꾸미는 모습이 담긴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마피아의 아내’란 뜻의 ‘mobwife’, ‘mobwives’등의 해시태그를 단 포스팅이 각각 1만6000여개, 약 1만개에 달한다. 이들 영상의 조회수는 이미 1억6천만건이 넘는다.

이 같은 여성들이 보여주는 옷차림은 호피 무늬 의상, 묵직한 금 액세서리, 광택이 도는 가죽, 알이 큰 선글라스, 거대한 부피감을 뽐내는 모피 코트가 특징이다. 두꺼운 아이라인과 새빨간 손톱과 립스틱, 부스스하게 위로 잔뜩 부풀린 머리 스타일도 보인다.

모피를 입은 사진을 포스팅한 모델 켄달 제너 [인스타그램 @kendalljenner 갈무리]

패션 잡지 바자에 따르면 이런 흐름은 지난달 6일 캐나다 틱톡 크리에이터 카일라 트리비에리라는 28세 여성이 “클린걸(최소한으로 꾸민 스타일의 여성)은 가고, 조폭 마누라가 왔다”라는 영상을 공유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영상은 170만회 이상 조회됐고, 이후 이에 동의하거나 반대하는 영상이 100만개 이상 올라왔다.

크리스 제너, 니키 미나즈, 두아 리파, 헤일리 비버, 켄달 제너 같은 유명 연예인도 모피 코트, 롱 가죽 부츠, 빨간 립스틱으로 동참하면서 모비의 부활에 불을 지폈다.

미 패션 전문매체 비즈니스 오브 패션은 여기에 마피아를 소재로 한 미 HBO 방송의 인기 드라마 소프라노스(The Sopranos)의 방영 25주년과, 점점 추워지는 겨울, 젊은 소비자들의 모피에 대한 관심 급증 등이 겹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오늘날 모피를 대하는 젊은 세대의 태도는 그간 패션업계의 금기 소재로 여겨지던 모피에 대한 대중의 정서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최근 새로운 패션 흐름이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했던 미니멀리즘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겨진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인스타그램 @abby.silverman 갈무리]

지난해에는 은은하고 세련되게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조용한 럭셔리와 올드머니 룩, 차분한 느낌의 베이지색 스웨터, 깔끔한 업스타일의 클린걸 스타일이 유행했다면, 그와 반대로 대놓고 부를 과시하는 일명 ‘벼락부자’ 스타일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모피가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한 최근의 흐름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틱톡 트렌드의 경우 부침이 심한 편이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트렌달리틱스은 조폭 마누라 패션 역시 주간 검색은 전년 대비 21.3% 늘었지만, 이러한 유행은 일시적으로 약 6개월 정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