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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 공시’ 추진…‘만원 돈가스’ 사라질까
휴게소별 가격 한눈에 비교 플랫폼…가격억제 효과 유도
“50% 달하는 수수료 문제…실질적인 대안 필요” 지적도
한국도로공사가 휴게소 음식값을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속도로 이용객의 부담을 줄이고, 가격 경쟁을 유도하려는 취지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고속도로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돈가스 1만원, 부대찌개 9500원, 국밥 1만원, 회오리감자 4500원…’.

서울에서 강원도로 이어지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안내된 음식 가격이다. 휴게소 음식 가격의 인상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한국도로공사가 가격을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매년 5~6%씩 오르는 휴게소 음식 가격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가격 공시 제도 도입과 관련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역 휴게소별 음식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가격 경쟁을 유도해 간접적으로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의 음식 가격은 운영업체가 정하고, 도로공사가 관리하고 있다. 필요시 공사가 가격 인하를 권장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 공사 관계자는 공시 제도 도입에 대해 “휴게소 물가를 안정화한다는 취지에서 논의 중”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라 플랫폼 구성을 위한 시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불만에 이어 정치권에서도 휴게소 음식 가격에 대한 ‘거품 논란’은 진행형이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휴게소 매출 상위 10종의 평균 판매가는 6304원이었다. 2년 전 같은 시점(5670원)보다 11.2% 올랐다.

품목별로는 떡꼬치가 3550원에서 4208원으로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18.5%)을 보였다. 핫도그는 16.8%(3804원→4443원), 돈가스는 14.9%(8984원→1만319원) 올랐다. 우동과 호두과자는 각각 11.4%(5884원→6553원), 11.1%(4391원→4877원)씩 인상했다. 비빔밥은 8504원에서 9397원으로 10.5%, 라면은 4467원에서 9.9% 올라 5000원을 내야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가격 부담에 한국도로공사가 대안을 찾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식당이 내는 수수료율이 높아 업주들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사진은 한 고속도로 휴게소 모습. [뉴시스]

전문가들은 휴게소 음식 가격 공시 제도의 취지를 공감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공사가 직접 나서기보다 관련 데이터를 민간에 풀어 자율적으로 경쟁력 있는 공시 플랫폼이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휴게소에 입점한 음식점 중에서만 메뉴를 골라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권이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가 가격에 간섭할 이유는 충분하다”며 “다만 가격 정보를 공개하면 상대적으로 비싼 음식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업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게소 식당 운영을 직영으로 바꿔야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체가 휴게소에 내는 수수료율은 40~50% 수준이다. 남은 50~60%에서 재료비, 인건비, 판관비 등을 추가로 빼면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게소 정책상 식당 운영업자가 매출액의 50% 안에서 이익을 내야 하는 구조 탓에 음식값은 비싸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휴게소를 운영하는 업체가 직영하는 등 현실적인 방안을 먼저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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