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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지역가입자 ‘억울한 건보료’ 해소...재정 안정책 뒤따라야

이르면 2월부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중 330만 세대의 월 보험료가 평균 2만5000원 가량 낮아지게 된다. 정부와 여당이 자동차에 부과하는 건강보험료를 폐지하고 재산보험료 기본공제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해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벌이는 없는데 집과 차가 있다고 더 많은 보험료를 낸 은퇴자나 퇴직자들의 불만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불합리한 재산 기준을 고치고 직장가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한 것으로 필요한 일이다.

현재 지역가입자는 소득에만 보험료가 부과되는 직장가입자와 달리 소득과 재산, 자동차에 대해 보험료를 모두 냈다. 보유한 차량 가액이 4000만원을 넘으면 월 평균 2만9000원씩을 더 낸다.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이 된 시대에 맞지 않을 뿐 더러 자동차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소득 파악이 어려웠던 35년 전 재산 평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온 것이다. 더구나 은퇴 후에 소득이 없어도 보유 주택에 보험료를 매겨 더 부담이 늘어나는 역차별이 생긴다. 이번 개편으로 건보료의 재산 공제 금액 기준이 1억원으로 늘어나면 지역가입자 330만 세대의 건보료가 1년에 30만 원 가량 준다니 한 푼이라도 아쉬운 고령층에게는 다행이다.

문제는 이렇게 보험료가 줄면 건강보험 재원이 매년 1조원 정도 감소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출 효율화로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나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보장성을 축소해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사실 건보 재정 상태는 나빠질 일만 남았다. 올해 재정상태도 1조4000억원 가량 적자가 예상된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간병비 등 건보 재정이 들어가는 분야가 점점 늘어나 재정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진료비 지출 속도만 봐도 가파르다. 2022년 진료비는 전년 보다 9.5% 증가한 102조원을 기록했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들이 사용한 진료비가 44조원 가량이다. 건보 대상자의 17%(875만명)에 달하는 노인층이 전체 진료비의 43%를 차지한다. 정부는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 24조원을 믿고 있지만 2028년에는 바닥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안심할 때가 아니다. 재정 누수가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등 재정건전성 확보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이번 개선안을 총선을 앞둔 선심성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그동안 형평성·공정성 논란을 빚은 가입자간 보험료 차별을 바로 잡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재산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것도 일본과 우리나라 뿐이라고 하니 차제에 건보료 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는 논의도 시작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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