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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해진공, HMM 출구 전략 장고 '거듭' [주간 '딜'리버리]
하림·동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지연
1.7조 영구채 처리법 난제
'결정권 해진공 몫' 전망도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 새 주인 찾기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12월 초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지연된 상태다. 매도자 측은 1조6800억원의 영구채를 보통주로 전환하려는 출구 전략과 관련해 잠재매수인과 의견을 좁혀야 하는 상황이다.

8일 기준 HMM 매도자는 우선협상자를 선정하지 않은 상태다. 산업은행 측은 지난달 23일 본입찰 이후 속도감 있게 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거래는 예상보다 지연되는 모습이다. 본입찰에는 동원산업 자회사인 동원로엑스(육상 물류)와 하림그룹의 팬오션(벌크선사)·JKL파트너스 컨소시엄 2곳이 참여했다.

응찰자 2곳의 입찰가격은 6조3000억~6조4000억원 수준으로 언급된다. 팬오션 컨소시엄의 경우 인수금융 인수의향서(LOI) 등을 포함해 최대 6조5000억원까지 가능성을 열어 놨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최고가 입찰 원칙 기반으로 하림이 낙찰자로 선정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동원로엑스의 경우 외부 자금보다는 지주회사 동원산업 신용도를 활용한 차입금, 보유 자산 유동화를 고려하고 있어 인수 이후 경영권 안정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에 있다고 평가 받는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측이 보유 중인 HMM 보통주 57.9%다. 본입찰 시점 기준 1개월 종가를 감안한 시장 가치는 6조1812억원이다. 7일 종가 기준 지분가치는 6조2410억원을 기록 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 M&A로 기록될 거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공존한다. 예비인수자 입장에서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지만 경영권을 온전히 확보할 수 없다. 산업은행 측에서 인수 이후 HMM 배당금 상한선을 고정했으며 주주 간 계약을 통해 새로운 최대주주를 감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매도자가 HMM 매각 이후에도 액면금액 1조6800억원의 미상환 영구채를 보유하는 점이다. 해당 영구채는 전환권 가치가 치솟아 있어 채권자가 원리금을 상환 받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 영구채의 보통주 전환을 가정한 지분가치는 5조원을 훌쩍 넘는다.

일부 영구채의 경우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에 앞서 발행사가 행사할 수 있는 중도상환권은 당장 내년 5월에 시작된다. 이 시기에 맞춰 매도자가 보통주 전환권을 선택할 개연성이 크다. 조건상 전환권이 중도상환권보다 우선하는 권리다.

산업은행 측이 순차적으로 잔여 영구채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HMM 지분 32.8%를 확보한다. 이는 HMM 새 주인의 예상 주식 소유 비율과 6%포인트(p) 차이에 그쳐 2대주주로 남는 구조다.

IB 업계에서는 HMM 매각이 시작된 시점부터 이번 딜의 캐스팅보트는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쥐고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정부는 2016년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HMM을 중심으로 해운 재건을 추진했다. 2018년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공표하면서 신설한 조직이 해진공이다. 각자 명분을 앞세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가운데 HMM 경영권 매각 거래가 연내 마무리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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