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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이 적기일수도”·“요즘 쭉쭉 오르니까”…MZ, 비트코인 투자 재열풍
‘6000만원 돌파’…연일 치솟는 비트코인 가격에
2030 “더 늦기 전에” “신의 한 수 노린다”며 투자
전문가 “빚 내거나 규모 큰 자산 투자하는 건 위험해”
[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아들 학원비라도 좀 보탤 수 있을까 싶어서 이번에 한번 투자해봤어요. 아등바등 살고 있는데 이게 좀 인생 풀리는 실마리라도 되면 좋겠다 싶어서요.”

생애 처음으로 비트코인에 발을 들이게 됐다는 직장인 황모(35) 씨가 말했다. 그는 이틀 전 종잣돈 3000만원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다. 황씨는 “친한 직장 동료가 ‘지금이 적기’라며 비트코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했다”며 “이번 투자가 돌아봤을 때 ‘신의 한 수’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최근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격이 치솟자,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거나 투자를 계획하는 MZ(밀레니얼+Z세대)가 늘고 있다. 가상자산으로 한탕을 노리는 청년들의 ‘코인 열풍’이 다시 불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20% 가까이 급등했고 지난 6일엔 약 2년 만에 6000만원을 넘어섰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6일 오후 한때 6131만2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9시께 현재 비트코인 거래 가격은 6031만4000원이다.

비트코인이 6000만원을 넘어선 건 2021년 12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이달 들어 5170만9000원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1주일도 안 돼 17.3% 오르면서 6000만원대를 돌파했다. 글로벌 시장에선 전날 대비 5% 이상 올라 4만4000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진 데다, 내년 1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와 비트코인 가격에 겹호재가 됐다.

내년 4월로 다가온 ‘반감기’ 역시 비트코인 상승을 견인하는 호재로 작용했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자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치는데, 비트코인 보상이 절반으로 줄면 생산량 역시 감소하게 된다. 그만큼 공급도 줄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게 되는 구조다.

연이어 오르는 비트코인 가격에 대학생 이모(23) 씨도 최근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다. 이씨는 지난 10개월 동안 꾸준히 모은 아르바이트 비용 200만원을 들여 코인을 샀다. 이씨는 “요즘 (비트코인이) 쭉쭉 오르지 않느냐”며 “주변 친구들이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한다고 했고 나만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2) 씨는 2년 전 지인 2명과 함께 90만원을 모아 비트코인에 투자했는데 최근 지인 중 1명으로부터 ‘투자 독립 선언’을 받았다고 했다. 김씨는 “투자를 시작할 땐 다같이 놀 때 쓸 모임비나 벌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오르니까 지인은 따로 1000만원을 넣겠다며 이젠 따로 투자하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시 돌아온 2030세대의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두고 기대감보단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높고 투자자들도 일반적 수요보다 유동성 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에서 얻는 수익을 기대하곤 한다”며 “여유 자금을 충분히 갖고 이런 가격 변동성 위험 등을 감수하고 투자하는 건 괜찮을지 몰라도 빚을 내거나 규모가 상당한 자산으로 투자하는 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루나는 ‘테라 사태’로 고점 대비 99% 폭락한 바 있다. 사태 발생 직전 10만원대 거래되다 단 6일만에 1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 여파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루나를 모두 상장폐지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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