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장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둔 11월은 유력 인물과 연관된 ‘정치 테마주’ 광풍이 불었다. 테마주로 묶인 기업이 관련성을 부인해도 단타성 수익 기대 심리로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수가 계속됐다. 벌써부터 변동성이 큰 종목도 보이는 가운데 업계는 선거철이 본격화 되면서 떠오르고 임박 시 급락하는 경향성을 토대로 주의를 당부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급등세를 보인 상위 5개 중 4개가 정치 테마주였다. 덕성우(29.98%), 태양금속우(29.98%), 깨끗한나라우(29.97%), 한농화성(29.92%), 태양금속(29.91%) 순으로 이 중 한농화성을 제외하고 모두 한동훈 법무부장관 테마주로 분류된다. 11월 전체로 넓혀보면 상승률 상위 10개 중 3개가 한 장관 테마주다. 덕성우(399.46%)는 전체 1위, 대상홀딩스우(204.32%)가 2위, 디티앤씨알오(133.61%)는 6위를 기록했다. 해당 기업들은 10월 전체 주가 상승률 상위 30위에도 들지 못했었다.

테마주 집중 매수 움직임은 11월 중순 무렵부터 감지됐다. 올해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디티앤씨알오가 전 거래일 대비 29.97% 급상승한 건 지난달 16일이다. 이는 한 장관이 본격 지역방문 행보를 넓히면서 정치인으로 변모 의지라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하며 내년 총선출마설에 힘을 실었던 시기다. 한 장관은 지난달 17일 대구, 21일 대전, 24일 울산으로 법무정책현장을 방문했다. 통상적 일정이지만 짧은 기간 동안 이처럼 집중적인 지역 일정은 이례적이다.

이 무렵부터 티티앤씨알오는 이성규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같은 해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공군 법무관으로 근무한 시기가 비슷하단 이유로 인해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지난달 16일부터 이어진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 종가는 올해 최고치(8480원)를 찍었다. 대상홀딩스우도 지난달 26일 한 장관과 배우 이정재씨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된 당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29%대 상승했다. 대상그룹의 지주사 격인 대상홀딩스는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의 오랜 연인이 배우 이씨라는 점에서 한 장관 테마주로 떠올랐다. 양동운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며, 임상규 사외이사가 한 장관의 배우자인 진은정 김앤장 변호사 직장 동료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정치 테마주로 떠오른 기업은 학연, 지연, 혈연 등 연관성이 있단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태양금속은 창업주가 한 장관과 같은 청주 한씨라는 점 때문에 테마주로 묶였다. 청주에 본사를 둔 깨끗한나라는 한 장관이 지난 22일 “어릴 때 청주에 살았다”고 발언한 뒤 테마주로 분류됐다. 덕성은 이봉근 대표와 김원일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가 영향을 미쳤다. 이밖에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분류된 남선알미우, 조국 전 법무부장관 테마주로 묶인 화천기계 등도 있다.

덕성 지난 27일 현저한 시황변동 관련 조회공시 요구에 “최근 당사 주식이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고 있으나 과거와 현재 당사의 사업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공시했으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계속됐다.

업계에선 변동성이 큰 우선주가 이른바 ‘단타 매매’의 타깃이 된 것으로 본다. 이달 국내 증시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시장의 모멘텀을 이끌 주도 업종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은 점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20대 대통령 선거 정치테마주 현상에 대한 소고’에 따르면 18~20대 대선 당시 정치인 테마주는 선거가 본격화 될수록 급등하고 선거일이 임박하면 공통적으로 급락했다. 보고서는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근거로 주의를 당부한다. 벌써부터 변동성이 큰 종목도 보인다. 코스닥 상장사 노을은 11월 상승세를 이어가다 지난달 말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27일은 10.59% 하락한 4980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