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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교 전력” 후 입적 선택 자승… 전문가들 “미래 계획 후 극단선택 드물지 않다”
29일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입적
경찰 “휘발유 든 통 자승스님 직접 옮겨”
“간담회서 포교 의지 밝혔다” 의문 제기
전문가 “미래 계획 후 극단선택 종종있어”
자승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용재·박지영 기자]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 스스로 입적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칠장사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휘발유를 자승 스님이 직접 옮기는 장면을 확인했고 입적 장소에 다른이의 출입은 없었다고 잠정 발표했다. 일각에선 “포교에 전념하겠다”던 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 선택에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미래를 계획한 후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드물지 않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1일 경기남부경찰청과 안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칠장사 CCTV 확인 결과 화재 당시 사고 현장에는 자승 스님 외 다른 출입자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화재 발생 당시 사찰 내에 자승 스님 외에 칠장사 주지인 지강 스님과 60대 경비원, 재무보살 등 세 사람 정도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지만, 별다른 범죄 관련 혐의점을 발견하진 못했다.

지난 29일 저녁 6시 50분께 칠장사의 요사채에서 화재가 발생해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입적했다. 자승 스님의 승용차에서는 유서로 추정되는 2페이지 분량의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니 검시할 필요 없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불교조계종도 전날 “오후 자승 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조계종 대변인인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 스님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연합]

다만 자승 스님의 입적과 관련해 불교계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타살설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자승 스님이 최근 언론사 기자간담회에서 “대학생 전법에 10년간 모든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말하며 포교에 대한 의지를 밝힌 점도 입적 동기에 관한 의문으로 꼽힌다.

전날 칠장사에서 만난 안성 청룡사 소속 스님 역시 “큰 일을 많이 하는 분이 갑자기 입적해서 우리도 많은 의구심이 생긴다”고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다만 다른 스님은 “지난해 (자승 스님이)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글을 써둔 것이 있다”며 “그 글을 보고 어느정도 (입적을)생각하긴 했다”고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날에도 인생 계획을 세우는 일은 흔하다’고 언급했다. 최준호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누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 당장 전날에도 세계여행을 할 계획을 세웠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라며 “입적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전제 하에 (주변에서)‘그럴리가 없다’라는 말이 얘기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실행하기 전까지 여러가지 생각이 왔다 갔다 하는 딜레마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깨달음을 얻은 스님이기 때문에 보통사람들과는 다르게 여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병철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승스님과 같이 큰 분의 생각은 예측 가능한 어떤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르게 특이할 수 있다”라며 “삶과 죽음에서 벗어난 스님과 같은 분은 보통사람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불경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권준수 서울대학교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역시 “(메모를 남긴것도)경지에 오른 스님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brunch@heraldcorp.com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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