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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英, 국방·사이버안보 최고수준 협력...“北 정찰위성 규탄”
다우닝가 총리관저서 정상회담
원전·바이오·우주 등 협력 강화
외교·국방장관급 2+2회의 신설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열린 리시 수낵 총리와의 한영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 자리서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했다. 이로써 양국 관계는 수교 140주년을 맞아 국방, 경제, 미래 협력 등을 망라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도약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다우닝가(街) 합의(Downing Street Accord, DSA)’에 서명했다. 이로써 양국 관계는 최고 수준 협력 관계인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Global Strategic Partnership)’으로 격상됐으며 국방, 안보, 방위산업(방산), 원자력발전(원전), 과학기술, 바이오, 우주, 반도체 등 전방위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강화한다.

찰스3세 국왕의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다우닝가 합의’를 채택했다.

‘다우닝가 합의’는 크게 13개 단락의 본문과 총 45개 과제를 담은 이행계획으로 구성됐다. 이행계획은 크게 ▷국방·안보(8개) ▷과학기술과 무역·투자(26개) ▷지속가능한 미래(11개) 등 3대 협력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핵심은 국방·안보 분야다. 양국은 우선 ‘외교·국방 장관급 2+2 회의’를 신설해 주요 지역과 국제정세에 관한 협의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를 설치한 것은 미국, 호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또, 양국 군대 간 상호 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해양안보 관련 정보를 공유키로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 순찰도 시행한다. 여기에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 ‘방산 공동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방산 분야 협력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하며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임을 확인했다. 양 정상은 또, 국제사회와 함께 이를 규탄하고 공동 대처에 나서기로 했다.

양국은 ‘다우닝가 합의’ 본문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고,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이전과 군사협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북한이 역내외 불안정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과학기술, 무역·투자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파트너십’,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 ‘우주협력 MOU’ 등을 체결했다. 무엇보다 한영 양국이 인공지능(AI), 양자(퀀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이면에는 군사전략적 함의도 내포돼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런던 현지 브리핑을 통해 “AI와 디지털 기술을 퀀텀 활용 군사기술로 변환하게 되면 퀀텀 센싱, 퀀텀 컨트롤 등을 통해 적 미사일의 발사 시도를 좌절시키거나, 미사일 탄두의 추진과 분리 과정에 오작동을 유발하거나 미사일 궤적에 영향을 미쳐 계획된 목표 지점의 타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런던 현지서 기자들과 만나 “양자(퀀텀)는 군사적, 사이버와 정보 차원에서도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 위협을 선제적으로 억제하고, 우리의 안보를 강화하는데 양자 연구를 연결 시키도록 매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다우닝가 합의’와는 별도로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북한의 악의적 사이버 역량 및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에 기여하는 활동을 차단·억지하기 위한 협력이 핵심이다. 동시에 북한의 사이버 활동을 통한 자금 창출 등 불법적인 사이버공격 및 작전에 합동 대응한다.

김 차장은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은 양국 정상 차원에서 채택한 최초의 사이버 협력 문서”라며 “이번 문서로 지난번 미국에 이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영국·뉴질랜드·캐나다·호주의 정보 공유 동맹체) 국가들과의 사이버안보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가교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고위관계자 역시 “한국은 이미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삼각 동맹)와 파이브 아이즈의 회원국들과 정부 출범 이후에 양자 관계 차원에서 사이버안보, 공급망, 경제협력 관계를 크게 확장하고 있다”며 “결국 이들 오커스와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과의 다면적인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병행적으로 발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또, ‘다우닝가 합의’에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협상’ 개시를 명문화했다. 이를 통해 양국 간 무역을 활성화 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진출 기반을 확대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공급망 분야에서는 장관급 ‘공급망 대화’를 개최해 ‘한영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도 함께 체결했다.

이밖에도 에너지안보, 기후위기, 개발 이슈 등에 대한 양국의 협력 강화도 적시했다. 아울러 양국 정부와 민간 기업간 원전 전(全) 주기에 걸친 MOU를 체결해 원전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김 차장은 “다우닝가 합의는 향후 한영관계 발전의 청사진과 이행계획을 제시하는 정치적 합의이자 전략문서”라며 “이 합의는 국방·안보, 산업, 과학기술, 인적 교류 등 전 영역에 걸쳐 양국 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런던=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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