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본사 전경. [LG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LG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운용 펀드 규모를 1조원으로 늘렸다고 19일 밝혔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그룹이 지난 2018년 LG 계열사의 주요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거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LG 주요 회사 7곳이 출자해 6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고, 현재는 약 70%를 소진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계열사가 후속 펀드 조성을 위한 출자를 결정했고, 총 1조원이 넘는 펀드를 운용하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속적으로 신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신기술 투자 선순환 체계를 강화해 나간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9년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방문,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미래 준비에 힘써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LG는 지난 5년간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펀드 등 64곳에 4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배터리, 모빌리티 등 분야에 투자한 비중이 누적 투자 금액의 절반에 달한다.

최근에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올인원 솔루션을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거나이즈’,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연구진이 창업한 기업 ‘앤스로픽’에 투자해 관심을 받았다. 올거나이즈는 한국, 미국, 일본 등 3개국에서 200개 이상의 기업과 공공기관에 업무 생산성을 향상하는 AI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 대규모 언어 모델인 ‘클로드2’를 공개한 앤스로픽은 구글(20억달러)과 아마존(40억달러)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미국 스타트업 ‘인월드 AI’에도 자금을 쏟고 있다.

인월드 AI는 메타버스, 가상·증강현실(VR·AR), 게임 등에서 사용되는 가상 캐릭터를 제작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LG유플러스는 인월드 AI의 AI 기술을 활용해 올해 상반기 어린이 대상 메타버스 서비스 ‘키즈토피아’의 글로벌 버전을 출시했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 관리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엘리먼트에너지’와 자율주행 대중교통 및 공공 셔틀서비스를 준비하는 ‘메이모빌리티’에도 각각 3차례 투자했다.

김동수 LG테크놀로지벤처스 대표는 “LG 계열사들의 전략적 방향성에 맞춰 미래역량을 강화하는데 협력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