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한일 정상 좌담회에서 사회자와 대담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샌프란시스코)=정윤희 기자, 최은지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오후 스탠퍼드 대학을 방문해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한일, 한미일 첨단기술 분야 협력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저와 가장 가까운 기시다 총리님과 함께 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고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 저에게는 오늘이 빅 데이(Big Day)”라며 친목을 과시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님과 한일 간 협력의 지평을 첨단 과학기술 분야로 확대해 나가기로 한 데 이어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을 핵심 신흥 기술과 공급망 협력을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체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원천 분야·첨단 분야·기술협력 ▷AI 및 디지털 거버넌스 정립 ▷탄소 저감 및 청정에너지 기술 협력 강화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한미일 3대 연대 전략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서 3국은 하나가 될 때 더욱 강력하다고 선언했다”며 “우리 3국이 확고한 연대와 의지로 열어갈 새 시대에 여러분은 그 결실을 누리며 마음껏 도전하고 성장하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한일 정상 좌담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기시다 총리는 “올 초까지 일한(한일) 관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렇게) 윤 대통령과 나란히 이야기하니 감회가 깊다”며 “지정학적 경제, 기후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에서 일미한(한미일)은 역사적 변화와 연대의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세계를 바꿀 이노베이션은 한 나라만으로는 일으킬 수 없다”며 “일본의 부품.소재 기술, 한국의 양산 기술, 미국의 AI칩 등 이노베이션(기술혁신)을 일으키려면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등 범지구적 과제도 인류가 결집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며 “과학기술에서 변혁은 변화하는 일한(한일) 관계를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한일 정상은 모두 발언을 마친 뒤에 콘돌리자 라이스 전(前) 미국 국무장관과 대담을 갖고, 스탠퍼드대 학생들과 질의응답 세션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 대응 및 양자 기술 육성·활용 등에 있어 한미일 3국이 국제 협력을 선도해야 함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학생 및 연구자 간 교류도 중요함을 언급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한일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

한일 정상은 좌담회에 앞서 실리콘밸리에서 미래의 혁신을 이끌며 활약하는 한일 양국 스타트업 대표들과 관계자들을 격려키도 했다.

윤 대통령은 “혁신에는 국경이 없다”며 “한국과 일본, 양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우수한 만큼 양국의 연대와 협력이 확대되면 훌륭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이 제3국에서 공동으로 행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전날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번 좌담회는 한일 양국 정상의 두터운 우애를 더욱 돈독히 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인 첨단과학 기술 분야에서 한미, 한․일 그리고 한미일 협력의 모멘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스탠퍼드 대학 방문 일정을 끝으로 귀국길에 올라 토요일 밤 서울에 도착해 다음 날 민생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