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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산서 인턴·레지 하고 부산 왔어요”…‘지역인재’ 늘리는 지방의대
지역인재전형 2015학년도 권고→의무
지난해부터 지역인재 40% 필수 선발
25곳 중 10곳 2025학년도 지역인재전형 확대
11곳은 선발 비중 50% 넘어
“지역 정주 의사 확보에 좋은 효과”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김빛나 기자] #. 30대 의사 A씨는 수도권으로 인턴·레지던트를 갔다가 다시 부산 지역 의사로 돌아온 ‘리턴 의사’다. A씨는 부산에 소재한 인제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일산에서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거쳤다. A씨는 “수도권에 살아보니 굳이 그곳에 정착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부산에서 의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5년 전 돌아왔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부산고려병원에 근무 중이다.

정부가 지역 의과대학 지역인재전형 확대 방침을 검토 중인 가운데 지역 대학은 이미 주도적으로 지역 인재전형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정주 의사 확보를 통한 의료 인프라 개선에 지역 인재 전형이 효과가 있다는 게 지역 의대와 의료계의 전언이다.

지역인재전형은 지방대학육성법(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방 의대 정원 일부를 해당 지역인재로 선발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5학년도 15~30% 선발을 권고하는 것으로 시작, 2023학년도부터 40%(강원·제주20%) 선발을 의무화했다.

8일 헤럴드경제가 지방 25개 의과대학(충남대 제외)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분석한 결과 10개 대학이 2024학년도 대비 2025학년도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 연세대(원주캠퍼스), 한림대, 경북대, 대구가톨릭대, 영남대, 경상국립대, 울산대, 인제대, 충북대 등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일반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은 자퇴를 하거나 반수를 하는 등 이탈하는 경우가 꽤 있다. 반면 지역인재로 들어온 학생은 이탈률이 낮아 안정적인 의대생 확보를 위해 지역인재전형을 늘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40% 의무 권고율을 이미 넘긴 곳도 절반에 가까운 11곳에 달한다. 특히 부산대, 동아대 등 부산 지역 의대는 80%를 넘겼다. 동아대는 의과대학 정원 49명의 90%에 달하는 44명을 지역인재로 뽑는다. 안희배 동아대병원장은 “지역에서 나고 자라, 지역 의대를 나온 의사는 지역에 정착하는 비율이 높다. 동아대병원에도 서울에서 수련을 마친 30~40대 교수가 3명 있다”며 “지역 의사 확보를 위해 지역인재를 많이 뽑는 것은 유효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의과대학 역시 정원 125명의 80%인 100명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뽑고 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2020년 총장에 취임한 직후 의대 지역인재 전형은 70~80%대로 확 올렸다. 지역인재가 서울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지역 의사로 남는 비율이 훨씬 높다”며 “곧 지역인재전형으로 입학한 의대생들이 졸업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지역 의사 공급이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광역시병원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철 부산고려병원 이사장 또한 “부산에서 나고 자란 학생이 부산 의대를 나올 경우 서울과 수도권에서 인턴·레지던트를 하고 다시 부산으로 많이 돌아온다. 지역인재전형이 부산 지역 의사를 확보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지난해 펴낸 ‘의사의 지역 근무 현황 및 유인·유지 방안’ 연구 결과 지방 광역시에서 성장한 의사 54.2%, 지방 도 지역에서 성장한 의사 44.2%가 지방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는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을 전제로 절반 이상으로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역별, 쿼터별로 할당해서 최대 70~80%까지 늘리는 것도 좋다. 다만 의사가 실제로 배출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방 의료 인프라 개선을 위한 다른 방안이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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