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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복되는 ‘진료 도주’…사흘째 도주 중인 김길수
과거에도 수감자 병원갔다 줄행랑
대부분 잡혔으나…시민 공격위험도
“숟가락 삼킨 것부터 고의적, 관리했어야”
수배 중인 특수강도 피의자 김길수(36)의 사진. 왼쪽은 이달 2일 서울구치소 입소 당시 모습. 오른쪽은 4일 오후 4시 44분께 포착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가 병원 치료 도중 탈주한 김길수(36)가 사흘째 잡히지 않은 가운데 치료 수감자에 대한 법무부와 경찰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감자가 질병이나 상병 치료 중 도주한 사례는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 지난 2019년 12월 절도 혐의를 받던 A씨는 부산 수영구에 있는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달아난 뒤 사흘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A씨는 구속상태로 유치장에 수감돼 조사를 받다 도주 전날 복통을 호소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산경찰청은 A씨를 3일 만에 붙잡았으나 A씨 도주 과정에서 한쪽 손이 수갑에 빠지는 등 호송 관리의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몇 달간 도주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에는 구속집행 정지로 풀려나 안과 치료를 받다가 도주한 부산구치소 수감자 B씨가 두달 간의 도주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수감자 B씨는 부산 시내 아파트에서 숨어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길수의 경우 이전 사례와 달리 탈주를 계획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체포된 뒤 김길수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을 삼켰고, 서울구치소 수감 직후부터 복통을 호소했다. 4일 교정당국은 그를 안양평촌한림대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고, 병원 화장실을 가겠다고 한 뒤 달아났다.

김길수는 도주 과정에서 지인·가족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김길수는 택시를 타고 친구B씨를 만나 현금 10만원을 건네받았고, 이후 친동생 C씨를 만나서는 현금과 갈아입을 옷을 받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김길수가 교도소를 나온 이후 상황까지는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숟가락을 삼키고 탈출하는 것까지는 계획을 세웠지만 그 이후 행보를 보면 별다른 계획을 세운 것 같지 않다”며 “밀항 등 도주를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드는데, 지인에게 그만한 돈을 받진 않아 이리저리 배회하면서 도주 계획을 세우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배 교수는 “과거 성폭력 등의 전과가 있어 일반 시민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검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감자의 진료 탈주가 반복되는만큼 김길수가 검거된 이후 수감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김길수의 경우는 숟가락을 삼켰다는 것 자체가 탈출 가능성이 있다는 걸로 보고 철저하게 대처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화장실 앞 경비가 소홀했고, 신고도 늦어진 걸로 보아 관리자들의 긴장감이 낮았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실제 구치소 직원은 김길수 도주 직후 경찰에 신고를 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길수는 도주날인 4일 오전 20분쯤 치료를 위해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 성심병원을 방문했고, 병실 안 화장실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보호 장비가 해제되자 뛰쳐나가 도주했다. 담당 구치소 직원들은 병원에서 그를 돕다가 오전 7시 20분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씨는 지난 9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주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뒤 7억4000만원을 들고나온 피해자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현금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과 교정 당국은 가용인력을 투입해 김길수 검거에 나선 상태다. 전국 교정 직원은 비상근무를 발령받아 주요 항만과 터미널, 공항 등 주요 도주 경로에 배치됐다. 법무부는 당시 보호 장비를 해제한 경위와 수감자 관리가 적절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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