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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앤에프 “2025년 미쓰비시와 국내서 음극재 생산…中 흑연 규제 넘는다”
천연흑연 대중국 의존도 98% 육박
매장량 풍부한 아프리카서 흑연 수급
대구 공장서 음극재로 가공·국산화↑

엘앤에프 대구 기술연구소. [엘앤에프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엘앤에프가 자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낸다. 지난 6월 미쓰비시케미컬과 음극재 시장 진출을 선언한 엘앤에프는 2025년까지 대구에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음극재 생산에 나서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중국이 다음 달부터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 수출 통제를 예고한 가운데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음극재 자체 생산 체계를 구축, 원료 수급 리스크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용진 엘앤에프 경영기획실 전무는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3회 배터리 산업의 날’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신공장 부지로 유력한 곳은 본사 및 양극재 공장이 있는 대구”라며 “2025년 수만t 규모로 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미쓰비시케미컬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양극재 제조업체인 엘앤에프는 음극재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6월 미쓰비시케미컬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시 구체적인 투자 규모 및 협력 방식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음극재는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소재다. 배터리의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주원료는 천연흑연, 인조흑연 등이다. 최 전무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인조흑연을 뛰어넘는 천연흑연 기술력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천연흑연은 한국의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98%에 달한다. 최 전무는 “중국 대신 아프리카에서 천연 흑연을 캐, 중국 외 국가에서 철 성분을 제거(탈철)한 뒤 한국으로 가져와 최종 가공하는 방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년 높아지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고민 끝에 내린 해법이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흑연 수입의존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20년 90.7%에서 올해(1~9월 기준)는 97.7%까지 치솟았다.

대구 국가산단 내 엘앤에프 양극재 3공장. [엘앤에프 제공]

엘앤에프는 수출 통제 등 변수가 많은 중국보다는 그에 뒤지지 않는 생산량 및 매장량을 보유한 아프리카를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아프리카의 모잠비크와 마다가스카르는 중국에 이어 천연흑연 생산량 2·3위를 차지했다. 특히 매장량 측면에서는 두 나라의 합산 매장량은 5100만t(톤)으로 중국(5200만t)과 유사한 수준이다.

엘앤에프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음극재 시장을 대폭 키우겠다는 포부다. 현재 국내에서 음극재를 생산하는 곳은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에서 1차 가공을 거쳐 구 모양으로 성형한 흑연(구형흑연)을 수입해 천연흑연 음극재를 만들고 있다. 또 경북 포항에 연간 생산량 8000t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도 구축한 상태다.

인조흑연은 코크스, 피치 등 석유화학과 제철 산업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물질에 2500도 이상의 고열을 가해 인공적으로 만든 흑연이다. 천연흑연에 비해 사이클수명(충방전수명)이 길고 안전성이 높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엘앤에프는 천연흑연의 장점인 가격 경쟁력을 살리면서도 인조흑연 기술력을 뛰어넘는 제품을 제조한다는 구상이다. 미쓰비시케미컬은 배터리 수명에 영향을 주는 팽창을 억제하는 새로운 음극재 기술을 개발했다.

최 전무는 “우리가 기술 중인 개발을 연구하는 곳은 있지만, 일 년에 몇천t씩 상용화한 곳은 없다”며 “인조흑연의 성능까지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전무는 이번 협업을 위해 3년여간 미쓰비시케미컬을 직접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최 전무는 “몇만t 수준의 규모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양극재뿐 아니라 음극재도 한국에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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