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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직 손상돼 못 걷던 쥐, 3일 만에 걸었다…국내 연구진, 재생 돕는 새 보형물 개발
-국제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 게재
신미경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참여 교수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근육이나 신경이 손상 됐을 때, 초기에 빠른 재생을 돕는 새로운 조직 보형물 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실렸다.

기초과학연구원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단장 김성기), 신미경 교수(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부교수), 손동희 교수(성균관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부교수) 연구팀은 손상된 조직의 기능을 대체하는 주사 주입형 바이오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소재를 기반으로 근육과 신경이 심하게 손상돼 걷지 못하던 동물 모델에 적용해 빠른 조직 재생 및 재활 효과를 확인했다.

손상된 신경·근육을 회복하는데 보행 보조 로봇 등 웨어러블 장치와 체내 이식형 소자가 통합된 ‘폐회로 보행 재활 기술’이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체외 장치와 체내 조직을 연결하기 위한 소자들의 크기가 커서 작은 조직 영역에 이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딱딱한 소자가 부드러운 조직에 지속적인 마찰을 일으켜 염증이 유발된다는 것도 문제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생체조직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조직에 잘 접착되고, 전기 저항이 작아 근육과 신경의 전기 신호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우선 연구진은 피부 미용용 필러로 쓰이는 히알루로산 소재를 기반으로 조직처럼 부드러운 하이드로젤 소재를 만들었다. 여기에 금 나노입자를 투입해 전기 저항을 낮췄다. 기계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분자들이 자유롭게 재배열하게 제조해 필러처럼 주사로 국소적 손상 부위에 주입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손상된 근육과 신경에 제작한 보형물을 주사로 주입했을 때, 좁고 거친 손상 조직 표면에 보형물이 밀착 접촉됨을 확인했다. 나아가 보형물은 조직 손상 부위를 채워 건강한 조직에서 발생하는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 보형물 자체를 전극으로 사용해 조직에 전기 자극을 가하거나, 조직으로부터 발생하는 신호를 계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손동희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참여교수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동물 실험을 통해 빠른 근육 재생 및 재활 효과도 확인했다. 경골전방근육이 심하게 손상된 설치류 모델의 조직 손상 부위에 제작한 보형물을 주사하고, 말초신경에 전기 자극을 가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싱 소자를 이식했다.

우선, 전도성 하이드로젤을 조직 손상 부위에 채우는 것만으로도 조직 재생이 개선됐다. 신경 전기 자극을 주었을 때 발생하는 근전도 신호를 계측해 보행 보조 로봇을 작동, 소동물의 보행을 성공적으로 보조할 수 있었다.

신경 자극을 따로 주지 않아도 전도성 하이드로젤의 조직 간 신호 전달 효과를 이용하면 로봇 보조를 통한 소동물의 보행 재활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조직이 손상돼 잘 걷지 못하던 실험 쥐는 단 3일 만에 로봇 보조를 통한 정상적 보행이 가능하게 됐다.

신미경 교수는 “신경근 회복을 위해 재활 훈련이 요구되는 심각한 근육 손상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주사 가능한 전기 전도성 연조직 보형물을 구현했다”며 “근육과 말초 신경 뿐만 아니라 뇌, 심장 등 다양한 장기에 적용할 수 있는 조직 재생용 신물질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동희 교수는 “우리 연구진이 제시한 새로운 바이오 전자소자 플랫폼은 재활 치료가 어려운 신경근계 환자들의 재활 여건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생리학적 신호 계측 및 자극 성능을 활용하면 향후 인체 내 다양한 장기의 정밀 진단 및 치료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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