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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낮춘 尹, 李와 대면…野에 손 내밀고 “초당적 협력” 연신 당부
2024년 시정연설 전 15분간 사전환담…尹 “국회 협조 부탁드린다”
尹, 본회의장에서도 李와 악수…자리에 앉은 野의원들에 먼저 인사
‘협조·부탁·관심’만 14번…“복합 위기 극복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단, 여야대표, 5부요인과의 사전 환담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김진·신현주·양근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만났다. 지난해 3월 대선 이후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사실상 공식석상에서 마주 앉은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도 이 대표를 먼저 호명하고, 국회에 초당적인 협력을 거듭 당부하면서 협치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에 앞서 5부 요인·여야 지도부 사전환담에서 이 대표와 만났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제가 국회의장이 되고 나서 대통령님과 여야 대표님, 원내대표님, 5부 요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민생을 최우선으로 여당이 때로는 예산을 편성한 정부에 대해서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하고, 대통령과 국회를 연결하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주셔야만 예산안이 충실하게 적기에 준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여야가, 정부도 함께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리고, 저희도 민생의 어려움이 있는 현장을 파고들고 경청하면서, 국회에도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예산안과 관련해 “앞으로 예산 국회에서 요청하시는 자료 설명, 성실하게 잘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로 전환된 환담에서 “민생이 매우 어렵다”며 “(민생) 현장이 매우 어렵기에 민생 규제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 환담은 약 15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해서도 이 대표와 먼저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앉아있는 조정식·김민석·김교흥 등 민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이 앉은 채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자, 이를 지켜보던 국민의힘 의석 쪽에서는 “좀 일어납시다”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을 시작하면서도 국회의장단에 이어 이 대표를 먼저 호명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시정연설 당시 민주당 의원 169명의 불참하면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이라고 연설을 시작한 것과 대비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 연설 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함과 동시에 일제히 기립한 여당 의원들과 달리, 야당 의원들은 앉은 채 자리를 지켰다. 대통령의 시정연설 등 회의장에서 고성·야유를 자제하자는 여야의 ‘신사 협정’에 따라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이 총 34번의 박수를 치는 동안 야당은 침묵을 유지하며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본회의장 밖에서는 야당의 ‘침묵 피켓 시위’가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번 시정연설 곳곳에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경제와 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국회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짧은 당부의 말이 전부였던 것과 사뭇 달랐다.

윤 대통령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금융, 세제 지원에 대해 “그 과정에서 보여준 국회의 관심과 협조에도 감사드리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연금개혁과 관련해 “국회가 초당적 논의를 통해 연금개혁 방안을 법률로 확정할 때까지 적극 참여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개혁과 관련해서는 “교권 보호 4법의 개정에 협조해 주신 국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 기조를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분야를 지목, 거듭 협조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마련한 예산안이 차질 없이 집행돼 민생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170만명 기초수급자의 생계급여와100만명 대학생과 청년의 국가장학금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각별한 배려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674조 원의 민간 투자를 이끌어 낼 국가 재정 인프라 예산이 적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국가재정법, 보조금관리법, 산업은행법, 우주항공청법 등 민생 경제 법안에 대해서도 “의원님들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처한 글로벌 경제 불안과 안보 위협은 우리에게 거국적,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면한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협조’ 5번, ‘부탁’ 5번, ‘관심’ 4번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국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silverpaper@heraldcorp.com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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